“우리는 녹아내리고 있다”…‘40도 폭염’ 언제까지 계속될까?
폭염이 지구를 덮쳤다. 4월 바다 온도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이미 예측됐던 것이긴 하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유럽 남부에선 40도를 훌쩍 넘는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고, 미국과 중국 등 다른 대륙에서는 최고기온 50도까지 나타났다.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폭염, 언제까지 계속 될까?
■ 유럽, 40도 넘는 폭염에 사망자 속출
현재 유럽에서 폭염이 가장 심한 곳은 이탈리아다. 어제(19일) 남부 사르데냐섬의 기온이 46.2도를 찍었다. 시칠리아 섬의 일부 지역은 47도까지 올라 2021년 8월 유럽 최고 기록인 48.8도에 근접했다. 시칠리아섬의 간호사 누차 오를란도는 영국 일간 가디언지에 "우리는 녹아내리고 있다"며 "오늘 차 온도가 52도까지 올랐는데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명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지난주 밀라노에서 44세의 도로공사 직원이 사망한 데 이어 이날 북부 도시의 한 빵집에서 60대 남성이 실신 후 숨졌는데 온열 질환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작년 여름 유럽을 덮친 폭염으로 6만 명 가량이 숨진 것으로 추산되는데, 최근 1주일 만에 만 천여 명이 넘었다는 외신 보도도 있다. 일부 공장에선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기 퇴근'을 시켰는가 하면, 더운 낮시간을 피해 새벽 4시부터 오전 11시까지 '교대 근무'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미국 남부 8천 5백만 명에 경보…중국도 23년만에 고온 기록 경신
미국도 난리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이르기까지 8천 5백만 명을 대상으로 폭염 경보가 내렸다. 특히 피닉스의 경우 20일 연속 43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하고 있다. 텍사스에선 에어컨이 없는 교도소에서 최소 9명의 수감자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살인적인 더위로 유명한 데스밸리(Death Valley)에선 지난 16일 낮, 53.3도를 기록하는 등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선 50도를 넘는 최고기온이 찍히기도 했다.
중국도 폭염이 기승이다. 어제(19일)) 베이징 낮기온이 36도를 기록해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날인 '고온 일수'가 총 28일로 늘어 23년 만에 연간 고온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 지구 평균 기온 17.17℃…예년보다 1도 가까이 높아
전체 지구 기온도 예년과 비교해 치솟고 있다. 그제(18일) 지구 평균 기온(잠정치)는 17.17도로, 예년 평균 기온보다 0.89도 높았다. 이달 6일 지구 기온은 17.23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카를로 부온템포 국장은 "이번 달 들어 15일까지가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더웠다"며 "역대 가장 더운 7월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부온템포 국장은 "기후 변화가 전체 기후 체계를 데우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수온 상승과 평소보다 약한 바람 등의 두 가지 현상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엘니뇨는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 '40도 폭염' 언제까지 계속 될까
기후학자들은 바다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 산하 환경정보센터에 따르면, 바다는 지구에서 넘치는 열의 90% 이상을 흡수하여 기후 변화의 영향을 늦추는 중요한 완충 장치 역할을 한다.그런데 올해 내내 바다 온도가 심상치 않다. 예년을 훌쩍 넘는 해수면 온도를 나타내고 있다.
위 그래프에서 맨 위의 검은색 굵은 선이 올해 지구 해수 표면의 평균 온도이다. 회색 등으로 나타난 얇은 선들이 예년 해수 온도인데, 4월 역대 최고치(21.1도)를 찍은 이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도 4월 최고치보다는 조금 낮아지는가 싶더니 이달 들어 다시 치솟고 있다. 그러더니 그제(18일) 바다 온도는 21.0도를 기록했다. 예년과는 0.8도 높고, 역대 최고치보다는 불과 0.1도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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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 기자 (bd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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