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도 초등생이 교사 폭행…“수차례 머리채 잡히고 119 실려가”

지난 달 23일 인천의 모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급 담당 교사가 학생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쓰러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서울의 한 공립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으로부터 폭행 당한 소식이 알려져 공분을 산 가운데, 인천의 초등학교에서도 교사가 학생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사는 2개월 간 학생에게 폭행과 언어폭력을 당했고, 치료를 받는 중 또 다시 폭행을 당해 총 전치 6주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인천 모 초등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특수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A교사는 지난 달 23일 낮 12시40분께 교실에서 학생 B양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B양은 당시 의자에 앉아 있던 A교사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잡아당겨 의자에서 넘어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이 다른 학생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A교사가 주의를 준 직후 벌어진 상황이었다.

A교사는 목 부위에 심한 통증을 느껴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결국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A교사는 이 사건에 앞서 지난 4월부터 2개월 간 B양으로부터 지속해서 언어·신체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머리카락을 잡히는 일이 반복돼 목 부위 통증은 심해졌고, 얼굴과 팔·다리 등에 멍과 상처가 생기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했다.

그는 계속된 폭행으로 이미 전치 4주 진단을 받아 치료받고 있는 도중에 병원으로 이송됐고, 치료 기간은 모두 합쳐 6주가량으로 늘었다. B양은 평소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을 병행한 수업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교사는 수개월 간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했지만, 계속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이 학생이 선생님을 싫어해서 한 행동이라며 책임을 교사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교사는 학생의 신상정보가 조금이라도 노출되는 것이 우려된다며 나이와 학년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이달 초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B양에게 출석정지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B양이 출석 정지와 여름방학을 거쳐 8월 중 학교로 돌아오더라도 교내 특수교사는 A교사뿐이어서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장은미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특수교사들은 일상적인 폭력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담당 학생들과 계속 마주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인천시교육청은 예외적 전보 조처나 대체 인력 확충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교사에 대한 학생의 폭행 정황이 드러나 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한 것이 맞다"며 "보조 인력 강화를 비롯해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달 30일 서울 양천구의 공립 초등학교에서도 6학년 담임 C교사가 다른 학생들이 있는 상황에서 학급 제자 D군에게 교실에서 폭행을 당했다.

C교사는 최근 초등교사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자신이 D군으로부터 얼굴과 몸에 주먹질과 발길질을 당하고 바닥에 내리 꽂히는 등 폭행을 당하고 욕설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D군이 상담수업 대신 체육수업을 가게 해달라고 말했다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C교사 측에 따르면, 전날까지 교사들의 탄원서 1800장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접수됐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