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에 물이 차고 있어요” “문이 안열려요”…급박했던 지하차도 112 신고

청주흥덕서 오송파출소 112 신고 현황 공개
오전 7시 4분부터 “미호천교 넘치려 한다” 신고

지난 16일 미호천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인명 수색을 위한 배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충북 청주시 오송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 도로 통제 요청 등 주민들의 급박했던 신고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청주흥덕서 오송파출소 112 신고 현황’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접수된 112 신고 건수는 총 61건이다.

폭우로 인한 첫 신고는 오전 7시 4분에 접수됐다. 신고자는 “미호천교가 넘치려고 한다”, “오송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7시 58분에는 “궁평지하차도도 통제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오전 8시 37분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차서 차들이 후진해서 차를 뺀다”, “통제가 필요하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8시 39분 “747번 급행버스 안으로 물이 차고 있다”, “종아리까지 물이 찼다”, “문이 안 열린다”, “나가질 못한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747 급행 시내버스에서는 6명이 숨졌다.

이후 8시 40분 “지하차도에 차량 3대와 사람 4명이 갇혀있다”는 충북소방본부의 긴급 공동대응 요청이 들어왔다.

8시 42분 “궁평2터널 부근 세종에서 오송 방면 차들이 많이 밀려 차량들이 역주행하고 있다“, ”차량통행 조치 요망”이라는 신고가 들어왔으며, 8시 44분 “지하차도가 꽉 막혀서 도로가 침수됐다”, “차들이 못 나간다”는 내용이 접수됐다.

8시 47분에는 “차 안에 10명 정도가 있는데 내리지 못한다”, “물이 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이후 9시 “궁평지하차도에 사람이 갇혀있다”, “차도 잠겨있다”, “사람도 잠겨있다”고 접수됐다.

9시 6분 “궁평지하차도에 사람들이 떠 있어 보트가 필요하다”는 충북소방본부의 공동 대응 요청이 재차 있었다.

이후 “남편이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전화한 후 연락이 안 된다”, “엄마가 오송역 가는 터널에 갇혀 있다고 한다”, “통화가 안 되고 있다”, “남편이 침수된다고 하고 끊긴 뒤 연락이 안 된다”, “지하차도 물이 잠겼는데 차량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 “동생이 747 버스를 타고 나갔는데 통화가 안 된다”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9시 41분에는 흥덕구청 건설과에서 “오송 궁평 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 물이 차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흥덕구청 직원 역시 “궁평지하차도 침수로 인해 교통통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청 직원도 나가있는 상황으로 지원 요청하는 상황. 통화요함”이라고 요청했다.

지난 15일 미호천교 확장공사를 위해 설치한 임시 제방이 집중호우 오전 8시45분께 무너져 내렸다. 이에 불어난 미호강 물이 궁평2지하차도를 덮쳐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 등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국무조정실은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은 김병찬 서울청 광역수사단장을 포함해 서울경찰청 6개 팀 등 50명을 추가 투입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