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그 한두명도 소중한 생명” 김영환 지사 직격

김 지사 "초기 한두 명 사상자 발생 정도로만 생각"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오송역 버스환승센터에 설치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추모 게시판에 20일 메모지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현장을 일찍 빠져나갔던 김영환 충북지사에게 “그 한 두명도 소중한 생명이다”라고 직격했다.

관할 자치단체장인데도 늑장 대처로 공분을 산 김영환 충북지사가 20일 “한두명 사상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발언하자 이 대표는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달고 이같이 짤막한 글을 남겼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0일 오전 충북도청에 마련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에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충북도청 신관 민원실 앞에 마련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한없는 고통을 당하고 계신 유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 올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충북 지사의 공식 사죄는 처음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내가) 거기(사고 현장)에 (일찍)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발언에 논란을 키웠다.

그는 "골든타임이 짧은 상황에서 사고가 전개됐고, 임시제방이 붕괴하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효력을(발휘하지 못하고), 생명을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도의 최고 책임자로서 현장에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더 긴박한 상황을 그때 당시에는 괴산댐 월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참사 당일인 지난 15일 오송 지하차도 사고 발생 약 1시간 뒤인 오전 9시 44분 첫 보고를 받았다. 그는 “한두명 사상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해 발길을 괴산댐 월류로 돌렸다. 이후 김 지사가 지하차도 참사 현장에 나타난 건 참사 발생 6시간 여 뒤인 오후 1시20분쯤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20일 충북도청에 마련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에 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지사는 "오전 10시 10분께 1명의 심정지와 1명의 실종이 예상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한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지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지금 국무총리실의 감찰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사실관계가 다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범석 청주 시장도 이날 합동 분향소를 찾았으나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이 시장은 앞서 지난 17일 담화문을 통해 "불의로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부상자분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주시 재난·재해 책임자로서 공식 사과는 하지 않았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20일 충북도청에 마련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에 방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4개 단체와 유족 10여명은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는 명백한 중대 시민 재해"라며 김 지사와 이 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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