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중 골프’ 결국 고개 숙인 홍준표…‘제명 등 중징계’ 관측 넘을까[이런정치]

2023. 7. 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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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윤리위, 오늘 회의 열고 징계 절차 논의 돌입…앞서 직권상정
“윤리위원·지도부·당원들 모두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19일 공개 사과 참작 가능성도…“구두경고로 끝냈으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면담을 마친 후 이동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20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 논의에 착수한다. 홍 시장은 폭우가 내리던 주말 골프를 친 사실과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보인 태도 논란으로 당 윤리위에 직권상정됐다. 당 내에서는 윤리위가 제명을 포함한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19일 홍 시장이 공개 사과를 하면서 징계 수위가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폭우 중 골프’ 이어 태도 논란까지…윤리강령 위반으로 회부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절차 논의에 들어갔다. 윤리위는 김기현 대표가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던 지난 18일 홍 시장 관련 논란을 직권 상정한다고 공지했다. 근거는 국민의힘 윤리강령 22조(사행 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다. 이 조항은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 경위를 막론하고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홍 시장이 15일 오전 11시20분쯤 대구 동구의 팔공컨트리클럽(CC)에서 골프를 치다 비가 쏟아지자 약 1시간 만에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호우주의보나 호우경보가 발표되진 않았지만, 전국적으로 비 피해를 우려하던 시기 골프장을 찾은 것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홍 시장은 논란이 일자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는 다행히 수해 피해가 없어서 비교적 자유스럽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며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고 반박했다. 또 같은 날 지역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주말에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개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권위주의 시대 정신으로 그런 식으로 질문을 하느냐”고 맞받았다. 홍 시장은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보고할 대구시 상황 자체가 없다. 골프 치는 동안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 받은 사항 자체가 없다”며 “(대구) 팔거천 (실종) 사고는 (골프 경기를) 그만두고 난 뒤 집에 와서 있을 때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명은 곧바로 추가 논란으로 이어졌다. 그가 골프를 친 시간 대구는 공무원 비상근무 제2호가 발령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비상근무 2호 때는 소속 직원은 연가가 중지되고 전 직원의 20% 이상이 비상 근무를 서게 된다. 한 재선 의원은 “전국적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는데 ‘대구는 괜찮아서 골프를 쳐도 된다’는 주장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이 이달 초 대구 지역 청년 공무원들과 간담회에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해 달라’는 취지의 말에 “공무원이 주 4일제는 좀 그렇다, 주 4일제 하는 직장으로 가라”며 퇴사를 권유했던 점도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수해 골프' 논란과 관련, 19일 기자실을 찾아 유감을 표하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연합]
고개 숙인 洪, ‘제명 등 중징계’ 관측 넘을까

당 내에서는 지도부의 진상조사에 이어 윤리위가 안건을 직권 상정한 점을 놓고 제명을 포함한 중징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당 지도부와 윤리위가 그만큼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2006년 수해 중 골프를 쳐 윤리위에 회부된 홍문종 전 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중징계 관측에 힘을 실었다. 홍 전 의원은 당시 경기도당위원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출당 조치를 당했다. 이는 윤리위에서 정할 수 있는 징계 수위(경고·당원권 정지·탈당·제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윤리위원들, 그리고 당 지도부, 그리고 일선 당원들이 다들 엄중한 분위기로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고 기류를 전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는 징계가 아예 안 나온다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드러난 팩트상으로도 당헌당규에 맞지 않는 부분, 또 지자체장의 행동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당원권 정지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홍 시장이 19일 대구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인 점이 참작될 것이란 관측에서다. 앞서 설화(舌禍)로 윤리위에 회부된 태영호 의원도 최고위원 사퇴를 결단하면서 징계 수위가 ‘당원권 정지 3개월’에 그친 바 있다. 당시 설화로 윤리위에 올랐으나 끝까지 사퇴하지 않은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 1년’을 받았다.

하태경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홍 시장이) 사과까지 했기 때문에 그냥 구두경고로 끝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골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달라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과거에는 골프가 약간 특별한 스포츠였지만 지금은 대중 스포츠”라며 “골프를 불온시하는 정치 문화, 이건 좀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당 윤리위는 빠르게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홍 시장 건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리스크가 된다”며 “재난·재해가 당 내홍의 원인이 되선 되겠나. 무조건 빠르게 처리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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