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매수 추천 종목 미리 사두고 5억 챙긴 애널리스트 불구속 기소

사진=뉴시스

미리 사둔 주식을 추천하는 리포트를 발간한 뒤 주가가 오르면 파는 방식으로 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채희만)는 20일주식을 보유한 사실을 숨기고 해당 주식을 매수 추천해 5억2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 전직 증권사 애널리스트 어모씨(42)를 불구속 기소했다. 자본시장법위반,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에 따르면 어씨는 2013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약 10년 간 투자 분석 전문가 지위를 이용해 '매수 의견' 리포트를 내기 전 주식을 매수하고 공표 후에는 주식을 매도한 혐의 등을 받는다.

그는 모친, 친구, 후배, 회사 지인 등에게 요청해 총 8개의 차명 계좌와 4개의 차명 휴대전화를 만들었고 이를 계획적으로 범행에 이용한 혐의도 있다. 친분에 따라 지인들의 투자금을 운용해주는 등 애널리스트의 공정성 준수 의무를 져버린 정황도 다수 파악됐다.

검찰은 어씨의 금융자산 6억원에 대해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한 상태다. 검찰은 지난 11일 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혐의는 중하지만 증거가 확보됐고 증거 인멸, 도주 우려가 크지 않다"며 기각한 바 있다.

어씨는 3개 증권사에서 10년 넘게 애널리스트로 재직하면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되는 등 증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투자자들의 건전한 신뢰를 훼손하는 부정거래 행위에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신속한 범죄수익 환수로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