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높시스 "AI가 반도체 불황 끝낼 것… 삼성과 협력 지속"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최고경영자(CEO). 시높시스 제공

시높시스가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반도체 불황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며, 향후 인공지능(AI) 첨단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지속해 국내에서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시높시스코리아는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고객사 및 파트너사 초청 연례 콘퍼런스인 'SNUG(시높시스 유저 그룹) 코리아 2023'를 열었다. 4년만에 방한한 아트 드 제우스(사진) 시높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시높시스의 주력인 설계 분야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시장에 대한 분위기도 최근 긍정적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와 자동화 등이 반도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반도체 공정의 주요 테마는 '무어의 법칙'으로 대표되던 공정 미세화에서 시스템의 복잡성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AI 기술은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 되는 동시에,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도구가 될 것"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시장의 성장 속도만큼 전문 엔지니어 인력 성장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는데, AI 기술은 이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시높시스는 반도체 회로 설계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EDA(전자설계자동화) 툴과 반도체 설계자산(IP) 분야의 글로벌 선도 업체 중 하나다. 회사는 '시높시스.ai' 브랜드를 내세워 주력 서비스인 EDA 툴에 AI를 접목하는 등 시장에 선제 대응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칩 설계(DSO.ai), 검증(VSO.ai) 테스트(TSO.ai) 분야 자동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아울러 아날로그 반도체와 리소그래피 장비를 위한 AI 프로그램도 조만간 출시 예정이다.

시높시스는 EDA 툴은 물론 IP 포트폴리오에서도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트 CEO는 "파트너사의 주요 노드에 들어가는 인터페이스 IP 분야에서 첨단 제품을 협력해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이달 초 미국과 국내에서 진행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포럼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시높시스 등 IP 파트너를 지목하며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시높시스는 국내 사업 강화를 위해 인력 충원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직원 규모는 650여명 수준으로, 연말까지 700여명 규모로 충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 학계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아트 CEO는 이날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등의 반도체 관련학과 교수들과 만나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