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마음’, 구민 도움받아 ‘학승무’ 춤사위를 완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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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예요. 우리를 위한 춤을 무대 위에서 추다 이 세상 다한 날 훨훨 날아갈 겁니다."
김 무용가는 1987년 창단한 '김진환한국춤예술원'의 터전을 14년 전 강북구로 옮기고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과거 대극장 무대 위에서 빛나던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 현재는 강북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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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저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예요. 우리를 위한 춤을 무대 위에서 추다 이 세상 다한 날 훨훨 날아갈 겁니다.”
강북구와 강북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지역 예술가 축제 ‘강북FESTA’ 기간 중(5월17일~6월21일) 리허설 현장. 무대에 올라설 준비를 하는 김진환 무용가가 다시 한번 지난해 말 개관한 소극장 ‘강북진달래홀’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강북구도 이제 공연하기 좋은 공간이 생겼네요.”
김 무용가는 1987년 창단한 ‘김진환한국춤예술원’의 터전을 14년 전 강북구로 옮기고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과거 대극장 무대 위에서 빛나던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 현재는 강북구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김 무용가는 1986년 제2회 동아국악콩쿠르에서 ‘전통무용 부문 금상’을 받고, 국립국악원 무용단에서 젊은 시절 무용수이자 안무가로 활동했다. 하지만 시련이 찾아왔다. 부상과 정신적 탈진으로 인해 열정과 성취감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런 그를 다시 무대에 오르게 한 것이 바로 강북 지역 구성원들이었다.
“그냥 북소리, 장구 소리가 나면 들어가봤던 거 같아요. 어디서 오셨냐 하면 웃으면서 ‘관심 있어 배우러 왔다’고 했지요. 감사하게도 제 재능을 알아봐준 분들이 저에게 배우고 함께 춤추는 걸 즐거워해줬어요. 다시 힘을 얻어 완성한 안무가 ‘학승무’입니다.”
김진환 무용가의 창작안무 학승무는 궁중 무용인 ‘학무’에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승무’를 더해 창작한 춤이다. 학승무의 특징은 긴 장삼으로 펼치는 화려한 춤사위와 북 놀림이다. 장삼을 길게 늘어뜨려 가장 아래에서부터 공간을 그려나가는 기존 승무의 방식과는 다르게 학승무는 청아한 목탁 소리와 함께 무용수가 여백을 가로지르며 시작하는 특징이 있다. 오롯하게 서 있는 학의 깊은 품위와 함께 번뇌를 풀어내는 고요의 움직임이 역동적인 북가락과 어울려 겉으로는 강한 듯하면서도 속으로는 부드럽고 유연한 것을 표현해낸다.
무대 위 밝은 조명 아래 긴 장삼을 휘날리던 그는 “제 나이 이제 60이 넘었습니다. 추어도 추어도 버리지 못할 것이 춤입니다. 매일같이 땀을 흘리며 배우는 제자들의 가슴에도 춤이 가득 들어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김정현 강북문화재단 기획경영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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