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 이미지 안되는데”…전경련 재가입 요청에 4대그룹 신중모드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byd@mk.co.kr) 2023. 7. 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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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앞줄 왼쪽부터),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김철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 사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구자은 LS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석열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발데마르 부다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연합회를 탈퇴한 4대 그룹에 재가입 요청을 담은 공문을 최근 발송한 가운데 각 그룹은 신중모드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전경련을 탈퇴한 만큼 ‘정경유착’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또 생기지는 않을지를 가장 우려하는 분위기다.

20일 삼성·SK·현대자동차·LG 등 4대 그룹에 전경련이 공문을 발송한 것에 대해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재가입 요청 관련) 공문을 받아 이제 막 검토를 시작한 단계다”고 말했다.

이날 삼성 역시 이사회와 준법감시위원회의 논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도, 전경련 재가입 여부는 신중한 검토가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 동안 4대 그룹은 전경련 복귀에 따르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회원사의 이사회와 컴플라이언스 조직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일관되게 밝혀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경련은 과거에 정경유착의 고리라는 폐해가 있었다”며 “삼성의 재가입 여부는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계 1위로 유독 존재감이 큰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에 대해 다른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른 그룹사에서는 삼성의 준법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구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이목이 더 쏠린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등 삼성 7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준법 감시 역할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그룹 차원에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을 마련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거 정경유착의 고리란 폐해가 확실히 없어질 만큼의 쇄신이 이뤄졌는지 전경련이 충분히 보여줘야 한다”며 “여기에 합당한 명분이 있고 또 무엇보다 국민적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전경련은 지난 19일 ‘전경련 경영위원회’ 명의로 4대 그룹사에 ‘한국경제인협회 동참 요청 서한’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 발송 이후인 20일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회관에서는 전경련과 한국경영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K혁신 성장 포럼’에 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 등 6대 그룹 경제·경영연구원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코로나19사태 이후 6대 그룹의 연구원이 공식석상에 다함께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경련은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해 오는 8월 싱크탱크형 경제단체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새 출발하는 안을 추진중이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새로운 경영 환경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한경협으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혁신안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한경협의 회장을 누가 맡을 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오는 8월까지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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