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中 둔황 막고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위협"

한휘연 인턴 기자 2023. 7. 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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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중국 북서부 지역의 기후가 변화해 고대 실크로드 유물유적이 '극심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4세기에 지어진 중국 간쑤성 북서부 둔황 사막 지대의 문화유산들이 습도 급상승·홍수·침수 등 이전에는 자주 발생하지 않았던 이상 기후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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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쑤성 집중호우 증가로 벽화 침식·동굴 무너져
그린피스"심각한 경우 몇 년 내 일부 유적 완전 손실"
[둔황=Xinhua/뉴시스] 지구 온난화로 중국 북서부 지역 기후가 변화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둔황 막고굴 등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은 전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중국 간쑤성 둔황 막고굴 앞 관광객들의 모습. 2023.07.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한휘연 인턴 기자 = 지구 온난화로 중국 북서부 지역의 기후가 변화해 고대 실크로드 유물유적이 '극심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은 4세기에 지어진 중국 간쑤성 북서부 둔황 사막 지대의 문화유산들이 습도 급상승·홍수·침수 등 이전에는 자주 발생하지 않았던 이상 기후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현존 최대 규모의 불교 미술 유적인 막고굴(莫高窟, Mogao Caves)의 벽화와 조각품들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으며 심각한 경우 몇 년 안에 일부 유물이 완전히 손실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베이징사무소 선임연구원 리자오는 "간쑤성은 수세기 동안 막고굴과 그 안의 수많은 예술품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 사막 지역에 강우량이 증가해 이 문화유산들이 위협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막고굴은 중국 고대의 정치, 문화, 종교, 일상을 묘사한 동굴 내부 벽화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역사적 가치를 갖고 있다"라고 유네스코는 설명한 바 있다.

지난 20년 동안 간쑤성은 총 강수량은 증가한 반면 비 오는 날의 수는 감소해 집중호우가 이전보다 자주 발생했다. 이와 함께 이 지역 평균 기온도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 추세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습도가 높아지며 동굴 벽화 표면에 염분이 결정화되고 쌓여 이후 벽화가 벗겨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빗물의 누수와 돌발 홍수, 산사태 등으로 벽화가 침식되고 일부 동굴은 무너지기도 했다고 그린피스 보고서는 밝혔다.

중국이 자국의 역사 유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네 번째 전국문화유산조사 과정에서 이 보고서가 나왔다. 조사는 현재 진행중이지만, 리자오는 조사가 전부 완료될 시점에는 막고굴 유물 중 일부가 이미 사라졌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리자오는 "역사의 조각들을 기록, 이해, 보존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지만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다"라며 "이것이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고통스러운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2021년 10월에는 중국 산시성 북부의 폭우와 홍수로 현존하는 최대 높이의 목탑인 응현목탑 등 총 1783개의 문화 유적지가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그는 "(막고굴은) 중국에서 가장 자금이 풍부하고 인력이 잘 갖춰진 문화유산 유적지 중 하나"라며 "중국 전역에는 자금과 연구가 부족한 상태로 위험에 처해 있는 유적지가 수백 개"라고 전했다.

리자오는 중국 당국이 문화유산에 대한 기후 위기의 위협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보존 행동에 대해서는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둔황=Xinhua/뉴시스] 간쑤성 둔황의 경우 국제 비영리단체 '게티보존연구소'와 함께 막고굴 유물유적 보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중국 간쑤성 둔황에서 벽화 보존 작업에 임하고 있는 한 전문가의 모습. 2023.07.20. *재판매 및 DB 금지


간쑤성 둔황의 경우 1960년대부터 국제 협력 보존 프로젝트를 통해 동굴 안팎의 온도, 습도, 풍속 등에 대한 기후 데이터를 보유해 기후 변화의 영향을 연구할 수 있는 장기적인 데이터가 존재한다. 거기에 3D 재현과 가상 현실 유적 투어를 위해 유물을 스캔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중국 시안 서북대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4대 석굴 중 하나인 마이지산(麥積山) 석굴 벽에 박테리아 등으로 인한 심각한 벽화 훼손 등이 발생했다. 32번과 127번 동굴에서는 벽화 절반 이상이 떨어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의 특성과 위험에 처한 수많은 문화유산을 고려할 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온전한 보존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손실'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대처 방안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모든 (문화유적 손실)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시나리오를 짜서 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xaya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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