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성폭행범 박병화 내 집에서 나가라"…집주인 패소

지난해 11월1일 오전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수원 발발이'로 불리는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의 자택 앞에서 지역 학부모들과 정명근 화성시장이 법무부를 규탄하며 박병화의 퇴거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연쇄 성폭행범 박병화(40)의 퇴거를 요구하며 법원에 명도소송을 낸 집주인이 패소했다.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민사7단독(판사 김진만)은 집주인 A씨가 박병화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명도소송은 집을 비워달라는 취지로 집주인이 세입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이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구체적인 기각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A씨는 지난해 11월 박병화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 내용증명을 서면으로 통보했다. 원룸 계약 과정에서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위임장 없이 박병화 명의로 임대차 계약을 했고 계약 과정에서 연쇄 성범죄자라는 점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

A씨 측 오도환 변호사는 이날 재판이 끝나고 "계약 체결 후 얼마나 피해가 컸는지 소명하라는 것이 이 사건 소송 과정에서 쟁점"이었다며 "임대료가 저렴한 곳이다 보니 소액으로 감액하는 정도로만 피해를 봐 이를 참작해 판결한 것 같다"고 했다.

박병화는 2022년 10월28일~2023년 10월27일 12개월 조건으로 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 3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지난해 10월25일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박병화는 2002년 12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수원시 영통구와 권선구 일대에서 주로 20대 여성에 성폭행 등 범죄를 10차례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10월 만기 출소했다.

이후 그는 화성 봉담읍 대학가에 있는 A씨 소유 원룸에 입주했다.

현재 경찰은 박병화 주거지 주변에 인력을 배치하는 등 상시 경비하고 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