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화 '화성 퇴출' 좌절…법원, 건물주 측 명도소송 '기각'(종합)

(수원=뉴스1) 배수아 최대호 기자 = 연쇄성범죄자 박병화(40)에 대한 화성시민들의 '퇴거' 염원이 법원에서 좌절됐다. 법원이 박병화를 상대로 한 건물주 측의 명도소송을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수원지법 민사7단독 김진만 판사는 20일 건물주 A씨가 박병화를 상대로 제기한 건물인도 청구를 기각 판결했다.

김 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구체적인 기각 사유 언급 없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주문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A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박병화가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A씨를 기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7일 명도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박병화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신의 성범죄 전력을 감추기 위해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출소일 이전에 제3자인 여성(박병화 모친)을 내세워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소장에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 수기리 소재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건물 중 박병화가 거주중인 원룸의 면적 17.94㎡를 집주인에게 인도하라는 취지를 담았다.

박병화는 그해 10월28일~2023년 10월27일 12개월 조건으로 보증금 100만원에 월 임대료 3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2022년 10월25일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은 A씨가 80대의 고령으로 해당 임대차계약을 공인중개사를 통해 맡겨 진행시켰고 박병화의 모친이 박병화를 이를 대신해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병화의 출소 이전부터 그에 대한 언론보도가 쏟아졌고 그의 최종 거주지가 어디인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던 상황에 2022년 10월31일 '성범죄자 알림e'에 신상이 공개되면서 화성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다.

박병화는 2002년 12월~2007년 10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영통구 일대 20대 여성을 주로 대상으로 성폭행 등 범죄를 10차례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징역 15년을 복역했다.

박병화는 2022년 10월31일 만기출소 후, 화성지역에 거주하고 있는데 대학가와 밀접해 있어 주민들의 불안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원고 측 오도환 변호사는 "(성범죄자들이)출소 이후 머무르는 곳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상당하다. 그런데 그것을 해소할만한 공법적 제도가 미흡하다"며 "국가가 해결하지 못하니 국민이 개인적으로 해결을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각됐지만)저희가 제기하는 법률적인 문제의식, 이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판결문을 좀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항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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