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해도 기사 한 줄 없다? 대학야구 무관심 KUSF가 자초했다 (칼럼)

김현희 2023. 7. 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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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강원도 홍천 야구장에서는 제78회 전국 대학 야구 선수권대회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었다.

대학야구에 대한 무관심, KUSF가 자초한 면이 크다.

실제로 KUSF 사이트에는 다양한 대학생 기자들이 쓴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즉, 현재 대학야구가 무관심에 수렴하는 것도 사실 KUSF가 자초한 면이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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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클럽야구에도 밀리며 U리그 찬밥 신세
대학야구 올스타팀은 예상을 깨고 고교올스타와 연장 승부까지 펼쳤다. 그러나 대학야구에 대한 무관심은 커져간다. KUSF가 이를 자초한 면이 많기 때문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지난 11일, 강원도 홍천 야구장에서는 제78회 전국 대학 야구 선수권대회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었다.

동국대와 고려대간의 대전으로 알려진 이 경기는 비로 취소돼 양 교의 공동 우승으로 기록됐다. 이에 두 학교 선수들은 간단하게 마련된 실내 체육관에서 감독을 행가레 쳐 주면서 우승을 자축한 바 있다. 그런데, 당시 동국대 이건열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을 해도 기사 한 줄 안 나오는' 상황에 서운함을 표한 바 있다. 단 20명의 선수로 전국 대회 결승까지 오른 것만 해도 훌륭한 시나리오였으나, 그 누구도 관심을 가져 주지 못했던 것이다.

대학야구에 대한 무관심,
KUSF가 자초한 면이 크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실 KUSF(한국 대학 스포츠 협의회)가 자초한 면이 크다. KUSF는 이미 지난해 본인들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대한 상업적인 용도는 오직 본인들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이와 관련한 어떠한 콘텐츠 생산도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한 SNS 사이트에서도 한때 대학야구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그 무관심은 점점 커지기도 했다.

KUSF의 입장은 간단하다. 본인들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대한 기록은 본인들의 것이며, 이와 관련한 상업적인 용도도 본인들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프로야구의 경우, 기록을 통하여 상업적인 용도를 허용하는 것은 본인들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본지 2022년 8월 15일 보도, '대학스포츠협의회 상업적 용도로 쓰지 말라' 참조).

그렇다면, 대학 스포츠 기록을 바탕으로 쓰는 기사들도 넓은 의미해서 보면 상업적인 활동인 것이다. 즉, KUSF는 그러한 기사도 본인들이 알아서 쓰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KUSF 사이트에는 다양한 대학생 기자들이 쓴 기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종목에서 비롯된 좋은 기사가 생산될 때도 있었다. 굳이 타 언론사의 관심을 받지 않아도 관계 없다고 큰 소리를 칠 만 했다.

그런데, 그러한 트렌드가 언젠가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현재 KUSF 홈페이지/블로그에는 대학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클럽 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로 꾸며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 야구 선수권과 관련한 최근 기사 역시 6월 3일을 끝으로 더 이상 업데이트가 없었고, 그나마 각 대학 자체 블로그를 찾아 봐야만 접할 수 있을 정도였다. 본인들이 알아서 상업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당당한 목소리를 낸 지 1년도 되지 않아 U리그는 이제 클럽 스포츠에게도 찬밥 신세를 당하는 지경에 놓이게 된 것이다.

즉, 현재 대학야구가 무관심에 수렴하는 것도 사실 KUSF가 자초한 면이 크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기에, 이 틀을 깨지 않는 이상 우승했다고 기사 한 줄 안 나온다고 탄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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