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싸움 후엔 갯장어 먹고갈래?” 장흥 물축제 D-9..서울이 따라배운 그 축제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서울과 인천 등 거대 도시 광역단체가 여름축제로 따라 배운 것이 바로 정남진 장흥 물축제이다.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2023년, 제16회 정남진장흥물축제는 오는 29일 부터 8월 6일 까지 9일간, 전남 장흥군 장흥읍 탐진강 및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열린다.
고려 인종이 후대왕 셋을 낳은 부인 공예왕후도 사랑하고, 그녀의 고향마저 사랑해, 공예왕후가 나고 자란 고을이 ‘길게 흥하라’면서 ‘장흥(長興)’이라 이름 붙였다. 건강하고 사랑받는 도시이다. 서울에서 정남쪽 끝에 있기에 정남진이라 쓰고, 여름엔 물축제가 화려하기에, 21세기 살수대첩지라고 읽는다.
그리고 승전고가 울리고 나면, 우리는 장흥삼합, 여다지갯장어 하모 찾아 원기보충하러 간다.
올해는 초대형 온비 캐릭터 설치와 멀티미디어 그라운드 조성으로 물축제의 새로운 추억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서울 석촌 호수에 등장해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러버덕, 벨리곰이나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의 브라운 반가사유상처럼 높이 10m의 초대형으로 제작될 온비는 축제장의 마스코트이자 포토 존이 될 전망이다.
멀티미디어 그라운드에서는 16회를 맞이한 정남진장흥물축제의 역사와 프로그램 정보를 상영할 예정이다. 정보 제공 뿐 아니라 물멍 때리기, 사랑의 메시지 보내기, 주제영상 상영 등 다채로운 콘텐츠도 감상할 수 있다.
정남진장흥물축제는 말 그대로 온통 ‘물’축제다. 게릴라 부대와 물싸움 교전 퍼레이드를 벌이는 거리퍼레이드 살수대첩부터 매일 오후 2시에 시작되는 지상최대의 물싸움과 지상최대의 물 풍선 싸움 그리고 다양한 수상 이벤트까지 물로 시작해서 물로 끝나는 축제다.
물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지상 최대의 물싸움은 9일간 색다른 콘셉트로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 와도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사방에서 정신없이 날아오는 물대포와 물 풍선, 그리고 물총이 한 데 어우러져 지상 최대의 물싸움이 펼쳐진다.
장흥물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 프로그램인 거리퍼레이드 살수대첩은 ‘수국통일’을 주제로 펼쳐진다. 7월 29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장흥군민회관을 출발해 중앙로를 거쳐 축제장인 장흥교 주차장까지 행진한다. 거리 곳곳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쏟아지고 여기저기서 물 폭탄이 떨어진다.
7월 30일 일요일부터 8월 6일 일요일까지 매일 오후 3시에는 황금물고기 잡기가 열린다. 물고기를 잡으면 잡아서 좋고, 못 잡아도 시원한 물놀이가 된다. 체험 후 잡은 물고기를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물고기 구이 zone이 운영되며, 택배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우든 보트, 땅콩보트, 수상 자전거, 카누/카약, 패들보트 등 탐진강을 둥실 떠다니며 여름날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갖가지 수중 탈거리들이 즐비하다.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상설 물놀이장과 자율 캠핑장 등도 마련되어 있다.
7월 29일(토)과 30(일), 8월 4일(금)과 5일(토)은 밤 9시부터 물싸움 장에서 EDM을 곁들인 신나는 워터樂 풀 파티가 열리고, 7월 31일(월)부터 8월 3일(목)까지는 토크형 콘서트인 별밤 수다(水多)쟁이가 여름밤의 낭만을 더해줄 예정이다.
이 외에도 개막 축하공연과 정남진 강변음악 축제, 블랙이글스 에어쇼, 장흥 POP 콘서트, 친환경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한 바탕 물싸움 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의관을 정제한뒤, 한승원-한강(맨부커상 수장자) 부녀의 여다지 해변을 산책하고, 이청준의 ‘눈길’과 충무공의 상유십이척이 있던 회진과 서편제 속편의 무대 ‘선학동 나그네’ 길, ‘축제’의 소등섬을 거닐며, 문학소녀, 소년시절의 낭만의 서정을 되찾는다.
정남진 장흥에서 똑바로 북쪽을 항해가며 서울을 거쳐 중강진-백두산까지 속 시원하게 이어지는 날을 기대하면서 정남진 통일기원탑에 오르면, 천촌만락과 태평양이 발 아래 놓인다. 수문랜드 블루투어 오토캠핑장에 가면 시인이 관장 되어, 열쇠꾸러미를 들고 여행객들을 맞아 담소를 나눈다. 바로 남도에서 알아주는 시인 이대흠이다.
‘당신의 이름을 지우려고 문지른 자리에 강(탐진강)이 생겼습니다. 손끝 하나 스쳤을 뿐인데 숲이 운다고 합니다.’
이대흠은 장흥의 자연에 가장 애틋한 감성을 입혀, 풍경과 삶을 하나로 묶었다. 일하는 시인, 세상물정 다 아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시인이다.
어쩌면 ‘문림(文林)’이라 불리는 장흥의 모든 이들이 문학인이고, 고을 안에 상상력 넘쳐나기에, 누구든 할 수 있었는데, 아무도 못했던, 세계적인 물축제를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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