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없이 탄탄해진 두산 마운드, 후반기 과제는 단 하나··· 마무리 홍건희의 안정감 회복만 남았다
전반기 막판 두산이 연승을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마운드다.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제 역할을 다했다. 연승 기간 두산은 9경기에서 불과 16점만 내줬다. 경기당 실점이 2점이 채 되지 않았다. 이 구간 평균자책점만 따지면 선발이 2.39로 리그 2위, 구원은 0.82로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6월 이후 마무리 홍건희의 투구 내용은 불안한 면이 없지 않다. 두산 마운드의 몇 안 되는 고민거리다.
6월부터 홍건희는 15차례 등판해 12이닝 동안 24안타를 맞고, 5볼넷을 내줬다. 피안타율 0.400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은 2.42를 기록했다. 매 이닝 2명 이상 주자를 내보냈다는 얘기다.
물론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7실점(4자책)으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내보낸 주자를 홈까지 불러들이는 것은 최대한 억제했고, 9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블론은 한 차례도 없었다. 전반기 홍건희는 20세이브를 올리며 SSG 서진용(24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후반기도 마무리는 홍건희라고 일단 못을 박았다. 이 감독은 “홍건희가 지난달부터 지표가 조금 안 좋고, 계속 이야기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홍건희가 잘 막아줬다. 불안 불안하면서도 20세이브를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플랜B’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감독은 “잘 안됐을 때는 다른 방법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은 항상 하고 있지만, 우선은 홍건희가 마무리를 해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로테이션”이라고 말했다. 홍건희가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안정감을 되찾는 게 최우선이다. 홍건희는 5월 10차례 등판에서는 평균자책점 1.50에 WHIP 0.83으로 철벽같은 투구를 했다.
지난해 분투한 김명신·정철원에 박치국과 이영하 등이 새로 가세하면서 올 시즌 두산 불펜은 몰라보게 탄탄해졌다. 마무리 홍건희까지 안정감을 되찾는다면 리그 최상급 불펜으로 꼽기에 모자람이 없다. 전반기 두산은 선제득점 시 31승 11패로 승률 0.738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37승 33패로 승률 5할을 간신히 넘겼다. 그만큼 뒷문이 불안했다.
곽빈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브랜든 와델(등록명 브랜든)을 재영입하면서 선발진도 꽉 짜였다.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곽빈, 최원준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이 탄탄하다. 5선발로 다시 후반기를 시작할 김동주만 시즌 초반처럼 호투해 준다면 금상첨화다. 이 감독은 김동주를 우선 5선발로 내보내면서 변수가 발생한다면 베테랑 좌완 장원준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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