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화장품 로드숍…LG생활건강, 결국 오프라인 가맹점 철수

가맹계약→물품공급 계약전환 추진
“로드숍 존폐 위기…최선책 모색중”

[사진 출처 =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더페이스샵·네이처컬렉션 등 가맹 사업을 철수한다.

국내 화장품 시장이 온라인과 헬스앤뷰티(H&B) 스토어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로드숍 위기가 심화하자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전국 406개 오프라인 화장품 가맹점 점주들에게 공문을 보내 계약 구조를 기존 ‘가맹 계약’에서 ‘물품 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계약 구조를 변경하면 그동안 LG생활건강의 화장품만 판매할 수 있었던 가맹점들은 다른 브랜드의 화장품도 자유롭게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 5월부터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지원 방안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는데, 제품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을 포함해 타사의 인기 제품 등을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더페이스샵을 비롯한 여러 오프라인 로드숍 매장은 지난 수년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온라인몰과 H&B 스토어를 통해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구매 패턴 자체가 편의성 및 다양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뀌어서다.

많은 점주들이 폐업을 결정하거나 사업 철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접하며 더 이상 변화의 시기를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은 가맹계약을 물품공급 계약으로 변경하는 대신 가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 개선 비용과 9개월간 매장 임대료 50% 등 조기 정착 비용을 지원하는 보상안을 제시했다. 기납부한 가맹비 환급, 색조 화장품 장기 미판매 재고 반품, 간판 교체 등도 해준다.

LG생활건강은 물품 공급 계약을 맺을 경우 앞으로 2년간은 현재의 프로모션·정책 운영 방식을 큰 변화 없이 유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아울러 계약 구조 변경 없이 사업 철수를 고민하는 경영주들에게는 다른 업종으로의 전환을 포함한 지원 및 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제품 폐기·반품 지원과 3개월분의 임대료 대납 등이 담겼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로드숍 매장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존폐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이번 상생 방안은 로드숍의 위기 속 가장 필요한 최선의 방향을 찾는 과정이고, 점주들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 방안은 앞으로도 지속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