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 조합장 투표소 ‘20명 사상 참사’ 70대 운전자 '금고 4년'

법원 "음주운전 등 다수 전력…사고 위험 대비했어야"

지난 3월8일 전북 순창군 구림면 한 농협에서 1t트럭이 조합장 투표를 기다리던 인파를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23.3.8/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남원=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 순창에서 트럭을 몰다 농협 조합장 투표소를 덮쳐 20명의 사상자를 낸 70대 남성이 1심에서 금고 4년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3단독(판사 이디모데)은 20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74)에게 금고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열리던 지난 3월8일 오전 10시30분께 순창군 구림면 구림 농협 주차장에서 1톤 화물차를 몰다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해당 주차장에는 조합장 선거 투표를 위해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된 A씨는 "사료를 사서 차에 싣고 나가다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했는데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음주·약물반응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고 지난해 운전면허 적성검사도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 다수 전력이 있고 과거 알코올성 질환, 공황장애 등을 앓았던 경험을 고려하면 사고 발생 위험에 철저히 대비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종합 보험에 가입돼 있지도 않고,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사고를 일으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고 있고, 유족과 합의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