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광고 복귀" 선언의 의미…실제로 通할까?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 가수 이효리가 '본투비 슈퍼스타', 아이콘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텐미닛'(10 Minutes)이면 사람을 유혹하는 이효리답게 광고계를 뒤흔들기까지 SNS 피드 1개면 충분했다.
이효리는 지난 13일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2009년 찍은 패션 화보를 게재, "광고 다시 하고 싶습니다. 광고 문의는 안테나로~"라고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그 한마디는 어마 무시한 파급력을 낳았다. '파란 딱지'가 붙은 각 기업들의 공식 계정들이 이효리의 SNS에 집결하는 진풍경이 펼쳐진 것.
업종도 뷰티, 패션, 식품, 금융업, 매거진, 유통업, OTT, 공기업 등등에 컬래버레이션 제안까지 공개 러브콜이 폭주하며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들이 '이효리 잡기'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박)보검이 눈치 보다 늦었잖아..", "페르소나로 모십니다", "웃기고 싶어서 늦었어요. 뭐든 바로 진행시킬게요", "게시글 보자마자 1초 만에 섭외 들어갔습니다. 언니 곧 만나요", "찾았다 색조 퀸카", "강원특별자치도 오실 때 되지 않으셨나요?", "영세 상인 낄 자리 있나요? 집 팔아서 0.01초 광고라도 찍고 싶습니다. 우선 (이)효리 누나 따라다니며 커피부터 쏠게요", "효리 언니의 손과 발이 되고 싶습니다", "'콘'크르트 유토피아 VIP 시사회에 '유'고걸 이효리 님이 와주시면 어떨까? 맡겨만 주세요.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지금 송금하면 될까요?", "경쟁률을 보니 효리 누나는 안 될 거 같고 (이)상순이 형 광고 받으실래요?", "우리도 '효리네 민박'할 수 있는데 '효리네 국립민속 박물관'", "허락보단 용서가 빠릅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오늘부터 효리까또즈", "아동복입니다. 아동 모델 촬영할 때 모델 옆에 앉아 계시기만 해주세요. 힘드시면 누워 계셔도 됩니다", "너무 늦어서 남길 드립조차 없다", "효리 님께 모델 부탁드리고 싶어서 1년 전에 전 소속사에 문의했는데 당시 상업 광고 안 찍는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본사가 핀란드라서 컨펌이 늦었습니다. 게임 좋아하세요?", "늦었습니다. 프라이팬으로 뒷북 좀 치겠습니다", "한국광광 홍보대사 한 번 가시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었다' 하지만... 안녕하세요. 광주광역시 효리구입니다", "'효리네 슈퍼' 강추! 컨펌해 주시면 효리점 점포 개발 착수하겠습니다", "이효리는 거꾸로 해도 이효리니까 광고 모델 계약 즉시 사명에서 '나' 빼겠습니다 -아시아-" 등 재치 만점 제안이 쏟아졌다.
호주 정부관광청은 "나 허락 안 받고 댓글 달았는데 혼나진 않겠지?", 사이판 관광청은 "문 두드려 봅니다. 효리 대사님 모시고 싶습니다", 한국배구연맹은 "드릴 수 있는 건 배구공밖에 없습니다만...", 한국천문연구원은 "우주 보러 같이 가자고 하고 싶은데 너무 늦었다", 한국문화재단은 "요즘 이곳을 꼭 들러야 한다 하기에 와보았소", 인스타그램마저 "댓글 달러 왔습니다"라고 합류했다. 벌써 며칠이 흘렀음에도 이효리에게 번호표를 뽑는 댓글 릴레이는 계속되고 있는데 모두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는 이효리의 현재 위상을 잘 보여주는 대목. 장난스럽게 던진 멘트 하나로 내로라하는 기업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이효리 같은 스타가 과연 또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전무후무한 스타성을 지닌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그는 숨만 쉬어도 유행을 제조했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대중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2000년대 초 최전성기 시절 신문 1면을 891번 장식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됐을 뿐만 아니라 S사의 휴대전화 모델로 활동하는 동안 매출 300%를 상승시키는 화력을 뽐내기도. 5년간 주류 브랜드 모델을 맡으며 무려 20억 병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고, 업계 최초로 '헌정 광고'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효리는 단순한 트렌드 세터가 아닌 채식, 유기견 입양, 스몰 웨딩 등을 한국 사회에 뿌리내린 '문화 대통령'으로서 걸어다니는 '레전드'다. 아침 식단으로 '렌틸콩'을 한 번 인증한 것만으로도 전년 대비 수입 42배를 증가시킨 이효리다.
게다가 광고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효리의 브랜드 가치는 여전히 높으며, 실질적인 러브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관계자는 "이효리의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솔직 당당한 매력이 MZ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들에게 통하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이효리의 자신감도 그가 왜 '천생 슈퍼스타'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 같은 파격적인 광고 복귀 선언도, 이에 앞서 상업 광고 은퇴 선언도 모두 이효리라서 납득 가능한 행보다. 이효리는 2013년 SBS 예능 '땡큐'에서 "대부분 수입이 광고 모델료였는데, 작년에 광고를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예전에 결혼을 한 친한 친구가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근데 하루는 그 친구 남편으로부터 '효리야. 네가 선전하는 다이어트 약을 아내 생일선물로 월급의 반을 쪼개서 샀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걸 들으면서 너무 양심이 찔렸다. 그 제품 때문에 내가 날씬한 게 아닌데... 그래서 이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이 무렵은 이효리가 채식과 유기견 보호, 환경 운동에 깊이 빠져들기 시작한 시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개념 스타'라서 대중의 환심을 산 건 아니다. 이효리는 언제나 꾸밈없이 일관되게 느낀 바를 대중과 솔직하게 소통하며 본인의 소신에 설득력을 얻었고, 이것이 바로 그의 롱런 비결이기도 하다. 2017년 리얼리티 예능 '효리네 민박'으로 초대박을 치고 CF 제안이 물밀듯이 들어왔을 때도 거절했던 이효리가 돌연 '광고 복귀' 번복을 해도 밉지 않은 이유다.
이미 팬들에게 진심이 닿았기 때문. 이효리는 '슈퍼스타' 그다음 챕터를 써 내려가기 위해 부단히도 달려나가고 있는 터, 최근 tvN '댄스가수 유랑단' 제작발표회에서 "목표가 있다면 신드롬이 일었던 때처럼 큰 사랑을 다시 한번 받고 싶다. K팝 신에서 오래 떨어져 있었고, 제주도에 살며 방송 활동을 쉬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다. 가수 활동을 다시 하기 싫었다기보다는 예전처럼 잘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움츠러들었었다. 팬들이 응원해 주셔서 자신감을 되찾았는데, 만약 좋은 노래를 만난다면 탄력을 받아 다시 신나게 활동해 보고 싶다"라는 열의를 다졌다.
이효리는 2월 안테나와 전속 계약을 체결, 활발한 활동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에 '댄스가수 유랑단' 이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안테나 측은 "이효리는 좋은 기회가 되면 활발히 활동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SNS 언급 하나로도 대대적인 이슈를 생성하는 이효리이기에, 또 어떤 활약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다음 행보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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