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단체 "입찰 담합 드러난 학동 참사…재발방지책 필요"

참사 나흘째 맞은 철거건물 붕괴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광주 학동 붕괴참사' 공사 현장의 입찰 담합을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광주 시민단체가 "불법 카르텔을 뿌리 뽑을 수 있는 매뉴얼과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현대산업개발 퇴출 및 학동참사시민대책위는 20일 성명을 내고 "재판부는 이권 카르텔에 의해 자행된 입찰 담합이 학동 참사의 한 원인임을 분명히 했다"며 "재판을 통해 붕괴 참사의 진정한 뿌리가 불법적 카르텔에 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하게 따낸 공사의 이윤을 나누는 과정에서 부실 공사와 불법 재하도급과 같은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 공사가 시작됐다"며 "불법 카르텔을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공적 개입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재개발조합 회의록 공개만으로는 이러한 불법적 결탁을 막을 수 없다"며 "광주시는 정비사업체 선정과 공모 기준을 제시하고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적발되면 행정적 불이익을 강화하는 등 불법 카르텔을 뿌리 뽑을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날 광주지법 형사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입찰 담합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로 정비업체 실질적 대표 서모(42)씨 등 3명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담합행위로 인한 파급효과가 간접적으로 일반 국민에게 미칠 수 있어 피고인들의 책임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광주 학동 붕괴참사는 2021년 6월 9일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철거 중이던 지상 5층 건물이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죽고 8명이 다친 사고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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