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주민에 진심' 오세훈…식당·목욕탕에 생필품 가게도 열었다

서울역 쪽방상담소 동행스토어 '온기창고' 개소

오세훈서울시장(가운데)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서 열린 서울역 쪽방 상담소 '온기 창고' 개소식에서 최경호 세븐일레븐 대표(오른쪽 1번째), 이재훈 온누리복지재단 이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이 편리하게 '생필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동행스토어 '온기창고'가 운영에 들어간다. 동행스토어는 동행식당, 동행목욕탕에 이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약자와의 동행' 공공사업이다.

시는 20일 오후 용산구 후암로에 위치한 '온기창고' 개소식을 열고 다음 달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쪽방촌 주민들이 가장 중요한 서비스로 꼽는 것은 '생필품 지원'이다. 하지만 기존 쪽방상담소는 협소한 공간과 인력부족, 확보한 물품 부족 등으로 민간기업·단체, 공공기관으로부터 후원물품이 들어올 때마다 날짜를 정해 선착순으로 배부해 왔다. 이에 선착순으로 물품을 배분하는 날은 쪽방촌 주민들이 일찍부터 긴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이렇게 줄을 서서 생필품을 지원받는 방식은 주민들의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물품을 중복 수령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건강취약자·노약자들이 배분과정에서 불이익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시는 줄 서기 방식을 없애고 쪽방촌 주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생필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쪽방촌 특화형 푸드마켓'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사진제공=서울시

온기창고는 매장에 후원받은 생필품을 진열해 놓고, 쪽방주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개인이 배정받은 적립금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선택해 가져가는 방식이다. 시와 쪽방상담소들은 회의를 통해 기존 푸드마켓 사업과 혼동을 피하고, 주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온기창고'로 이름을 지었다. 온기창고 이용 대상 주민은 쪽방상담소 등록 회원으로 회원(적립금) 카드를 발급받은 주민이며, 월 10만점의 적립금만큼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시와 온기창고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세븐일레븐은 3년간 월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세븐카페' 운영을 지원한다. 세븐카페 운영 수익금은 온기창고 운영에 재투자한다. 온기창고는 상시 개관을 목표로 주 3회 이상 운영되며, 전담인력 1명(매니저)과 참여주민 2명(공공일자리)이 함께 꾸려나갈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주민에게 온기창고 여름나기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스1

오 시장의 쪽방주민에 관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쪽방 주민들이 식권을 내고 식사할 수 있는 '동행식당'은 지난해 8월부터 운영됐다. 주민들은 식권(1일 1식·8000원)을 받아 5개 쪽방촌(서울역·영등포·남대문·돈의동·창신동) 인근 지정된 44개 식당에서 이용할 수 있다

7곳의 동행목욕탕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쪽방 주민에게 월 2회 목욕탕 이용권(1만원 상당)을 제공하고, 목욕탕은 동행지원금(월 100만원)과 함께 매달 이용 횟수와 금액만큼 정산받는다. 한미약품이 3년간 15억원을 지원한다.

오 시장은 이날 온기창고 개소식에 참석해 "동행식당, 온기창고 등은 원상복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변화를 원하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고 했다.

기성훈 기자 ki03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