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풀 작가가 말하는 《무빙》의 드라마 제작기
강풀 작가, 20일 Creators Talk 행사서 작품 진행 과정 공개
“서사 더해 20부작 완성…웹툰 독자들이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 있어”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2023년 대표적인 드라마 대작, 디즈니플러스의 '필사의 카드'이자 텐트폴 드라마인 《무빙》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2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Creators Talk' 행사에서는 작품의 시작점과 진행 과정이 공개됐다. 원작 웹툰을 그린 강풀 작가는 "웹툰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덧대면서 확장된 20부작 《무빙》의 세계관을 구축하게 됐다"며 "기존 캐릭터의 서사가 깊어졌고, 원작에 없던 캐릭터도 등장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풀 작가는 항상 작품을 구상할 때 '재미'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웹툰 《무빙》을 본격적으로 구상한 것은 2013년. 그는 웹툰 《타이밍》을 연재한 이후, 초능력자들의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타이밍》이 시간 능력자의 얘기를 다뤘다면, 《무빙》은 신체 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기로 했다. 그렇게 이야기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모두 구상하는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5년부터 《무빙》을 연재하게 됐다.
그가 "'우리나라에도 영웅이 있다면 그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까'를 생각해 차별화를 두고 싶었다"며 "한국형 히어로를 표방하는 만큼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접목시켰다"고 말했다. 주인공들 개개인의 삶을 한국의 역사 속에 녹여낸, 일명 '한국형 히어로물'을 구상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무한 재생 능력을 가진 장주원이나 초인간적 오감 능력을 지닌 이미현, 비행 능력을 지닌 김두식 등의 캐릭터가 그렇게 탄생했다. 《무빙》의 한국형 히어로들은 '가족애'라는 키워드와 맞닿아있다.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히어로들이다.
웹툰과 드라마의 인물들은 같지만 다르다. 웹툰을 확장한 《무빙》은 무려 20부작에 달하는 긴 시리즈물이다. 강풀 작가는 "똑같은 걸 만들 바에는 극본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웹툰에 담지 못한 이야기를 덧대면서 확장된 20부작 《무빙》의 세계관을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9년부터 《무빙》의 극본에만 집중했다. 웹툰을 관통하는 30년의 시간을 담다보니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더 확장됐고, 20부작으로 완성됐다.
강풀 작가는 "처음 극본을 맡았을 때 스스로 우려되는 부분이 많았다. 원래 하던 방식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기에 제 극본은 기존의 드라마 극본과 달랐다"며 "문장력을 커버하기 위해 극본에 주석을 달기도 했다. 장면을 그렸을 때 생각했던 부분을 감독과 제작진, 배우들에게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가장 다른 점은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이다. '프랭크'와 '전계도'는 원작 웹툰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다. 초반의 이야기가 학생들의 이야기이기에, 자칫 하이틴물로 해석되지 않기 위한 긴장감이 필요했다고 강풀 작가는 설명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외부의 적'이다. 류승범이 프랭크 역할을 맡았고, 전기를 쓸 수 있는 전계도 역할은 차태현이 맡았다. 이외에도 원작에 없던 다양한 초능력자와 주변 인물들이 《무빙》에 등장한다. 기존의 캐릭터들의 서사도 깊어졌다. 웹툰을 사랑한 독자들이 발견할 수 있는 실마리도 시리즈에 숨어 있다.
강풀 작가는 "웹툰은 독자들이 컷과 컷 사이를 상상으로 메우지만,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보는 모든 것들을 그려내야 했다. 감독, 제작진과 깊은 대화를 나눠야 했던 배경"이라며 "더 나은 결과로 이끌어주고 제시해주셨던 분들이 많다. 이런 협업 과정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신선하고 신기했다"고 밝혔다.
배우들의 참여로 바뀌게 된 대사도 있다. '사랑해요'라는 말 대신 '죽을 것 같아서요'라고 표현한 두식의 대사가 대표적이다. 그만큼 모두가 자신의 캐릭터에 집중했기에, 시청자들 역시 작품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강풀 작가는 "새로운 도전이지만 굉장히 만족한다. 하루 빨리 《무빙》을 공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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