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플리트 손자 "할아버지, 대한민국 자랑스러워했다"

김태훈 2023. 7. 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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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6·25전쟁 영웅인 제임스 밴플리트(1892∼1992) 장군의 손자가 한·미 양국의 장교 후보생들에게 행한 강연 일부다.

국가보훈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밴플리트 장군을 '6·25전쟁 참전 10대 영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맥크리스천 이사장은 한·미 양국의 예비 장교들을 향해 "밴플리트 장군은 6·25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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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 ROTC 후보생들에게 특강
"한·미동맹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

“할아버지는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6·25전쟁 영웅인 제임스 밴플리트(1892∼1992) 장군의 손자가 한·미 양국의 장교 후보생들에게 행한 강연 일부다. 미 육군에서 별 넷을 달고 대장까지 지낸 밴플리트 장군은 1951년 4월∼1953년 1월 주한 미8군 사령관을 지내며 북한군 및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한국을 지켜냈다. 국가보훈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밴플리트 장군을 ‘6·25전쟁 참전 10대 영웅’으로 선정한 바 있다.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참전용사 오찬에서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셉 맥크리스천 주니어와 악수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육군에 따르면 밴플리트 장군의 외손자이자 현재 밴플리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조지프 맥크리스천 주니어가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특강을 했다. 이 학교는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속한 대학 4학년 후보생들을 상대로 하계 입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마침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미국 ROTC 후보생 20여명도 한국인 학생들과 섞여 훈련을 받는 중이다.

맥크리스천 이사장은 한·미 양국의 예비 장교들을 향해 “밴플리트 장군은 6·25전쟁의 폐허를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대한민국을 자랑스러워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미 양국의 장교 후보생들이 밴플리트 장군의 의지를 이어받아 한·미동맹을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전선에서 나치 독일군과 싸우며 무공을 떨친 밴플리트 장군은 6·25전쟁이 중반에 접어든 1951년 4월 매튜 리지웨이 장군 후임으로 8군 사령관에 임명돼 한반도 전선에 투입됐다. 북한군, 또 인해전술을 쓰는 중공군을 겨냥해 포탄을 닥치는대로 발사하는 대규모 포격전을 전개한 끝에 한국을 공산주의 마수(魔手)로부터 지켜냈다. 전쟁이 종반으로 치닫던 1953년 1월 맥스웰 테일러 장군에게 8군 지휘권을 넘겨주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중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함과 거의 동시에 군을 떠났다.

밴플리트 장군은 한국 육군에 가장 필요한 존재가 잘 훈련된 초급 장교라는 인식 아래 우리 육군사관학교 교육 및 시설 현대화에 앞장섰다. 현재 육사 교정에는 밴플리트 장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전역 후인 1957년 미국 최초의 한국 관련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를 설립하고 한·미동맹 강화에 앞장섰다. 이 단체는 밴플리트 장군을 기념해 1995년부터 한·미 우호 증진에 공헌이 있는 인물 및 단체를 상대로 ‘밴플리트상(償)’을 수여하고 있다.

20일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한·미 양국 ROTC 후보생들이 함께 체력단련을 하고 있다. 육군 제공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는 동안 밴플리트 장군은 인간적으로 큰 슬픔을 겪었다. 외아들이자 미 공군 조종사였던 제임스 밴플리트 주니어 대위가 1952년 4월 임무 수행 도중 실종된 것이다. 밴플리트 주니어는 6·25전쟁 기간 자원해서 한반도 전선에 참전했으며, 폭격기를 몰고 적진에 들어가 철도 등 시설을 파괴하는 위험한 작전에 투입됐다. 미군은 폭격기가 추락 직후 폭발한 것으로 보고 밴플리트 주니어를 전사자로 분류했다. 미군 일각에서 “특별 수색대를 보내 밴플리트 주니어의 유해를 수습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으나, 밴플리트 장군은 “내 아들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작전이 많다”며 단호히 거부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학생군사학교는 밴플리트 장군으로 상징되는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다지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학교 관계자는 “앞으로 한·미 ROTC 동반 훈련을 정례화하고 6·25전쟁에 참전한 미 ROTC 출신 장교 추모공원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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