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게 맛이다” 인스타그래머블 메뉴를 개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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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470개 매장을 운영하는 패스트푸드 체인 ‘프레디 프로즌 커스타드’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메뉴를 내놓는다. 솜사탕으로 토핑한 셰이크를 출시했고, 기존 밋밋한 햄버거 빵 대신 구울 때 갈라진 틈이 눈에 띄는 프레첼 번을 사용한다. 이 회사의 크리스 덜 최고경영자는 “(소셜 미디어로) 공유할 수 있는 경험과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음식을 원하는 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사진 찍기 좋은 메뉴를 선보인다”고 했다.
글로벌 식음료 기업들이 요즘 스마트폰에서 눈으로 음식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음식의 비주얼(생김새)이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되도록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맥도날드는 1971년 선보였던 ‘그리머스’라는 털뭉치 캐릭터를 활용한 보라색 음료인 ‘그리머스 셰이크’를 한정판으로 지난달 내놨다. 새로운 음료의 출시를 알리기 위해 맥도날드는 회사 소셜 미디어 계정의 사진을 그리머스 캐릭터 인형이 ‘그리머스 셰이크’를 쳐다보는 장면으로 교체했다. 이 음료는 미국 Z세대 사이에서 마시고 죽은 척하는 밈(meme·유행 콘텐츠)으로 떠올랐고, 틱톡에서만 관련 영상이 25억 조회수를 올렸다.
미국 음료업체 큐리그 닥터페퍼는 올해 ‘K-아이스’라는 차가운 커피 전용 커피 추출기계를 출시했는데, 다분히 인스타그램을 의식했다. 이 회사의 베키 옵디케 수석부사장은 “뜨거운 커피와 달리 아이스커피는 이동하면서 마시기 편한 데다, 보통 투명한 컵에 담기 때문에 사진을 많이 찍게 된다”고 했다.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누린 먹을거리를 실제 제품으로 선보이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북미와 유럽에서 3200개 매장을 운영하는 멕시코 음식 체인점 치폴레는 올해 초 ‘화이타 퀘사디아’라는 메뉴를 내놨다. 아이디어가 온라인 플랫폼 틱톡에서 나왔다. 팔로어가 13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한 틱톡 크리에이터가 고추를 듬뿍 추가한 퀘사디아에 식초와 사워크림을 섞은 소스를 푹 찍은 맞춤형 메뉴를 먹는 영상을 올려 인기를 끌자 이걸 치폴레가 실제 상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앞서 2017년 스타벅스는 미국에서 딸기 음료에 코코넛 우유를 넣은 핑크색 음료가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를 끌자 실제로 상품화했다.
식음료 업체들은 갈수록 구매 단계에서 선택지를 세세하게 늘리는 전략도 가동하고 있다. 그래야 고객들이 ‘나만의 먹을거리’를 소셜 미디어에 올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 재고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빅데이터로 수요를 예측해 효율성을 높인다. 국내 간편식 업체 쿠캣이 파는 찹쌀떡은 잘랐을 때 색깔이 화려해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 회사는 “좋아요·퍼가기·조회 수와 댓글 반응으로 수요를 예측한 상품들이 연달아 히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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