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생 성폭행 추락사' 前 인하대생, 2심도 징역 20년…살인 인정 안 돼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인하대 성폭행 추락사'의 가해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남성민)는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학생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A씨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내 건물에서 동급생인 여성 B씨를 성폭행하려다 3층에서 추락하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B씨가 3층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하자 B씨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린 뒤 자취방으로 달아났다가 범행 당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다.

추락한 B씨는 1시간 30분가량 피를 흘린 채 방치됐다가 같은 날 오전 3시49분쯤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 뒤 사망했다.

경찰은 지난해 7월22일 A씨를 준강간치사 및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및 반포 등 혐의로 송치했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강 수사 끝에 B씨 사망에 A씨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 준강간 살인 등으로 혐의를 변경해 기소한 뒤 결심공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남학생이 17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살인의 고의성이 없었다고 보고 준강간치사죄를 적용해 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 측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날 "살인은 결과뿐 아니라 고의도 엄격히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검찰에게 있다"며 "검찰이 제시한 추가 증거를 보더라도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1심과 2심에서 각각 1억원을 추가로 공탁했지만 유족 측은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해자의 나이와 범행 전후 과정 등을 판단해 원심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 추락 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다. 피해자의 고통과 원망은 정도를 헤아릴 수 없을 것이며 유족도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등 양형상 죄책은 살해에 해당할 정도"라고 A씨를 질책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