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 추락사' 남학생, 2심도 징역 20년…살인은 인정 안 돼

지난해 7월 22일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남학생 A씨가 미추홀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인하대 캠퍼스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는 오늘(20일) 전 인하대학교 학생 21살 남성 A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금지 명령도 유지했습니다.

A씨 측과 검사 측 모두 1심 결과가 부당하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하고 준강간치사죄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추가로 제출된 증거를 보더라도 살인의 고의를 증명하기에 부족하다"면서 준강간살인죄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겁니다.

아울러 "항소심에서 추가로 진행한 국과수 감정 결과 여전히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 어느 부위를 잡고 어느 정도의 힘으로 들어 올렸는지 특정할 수 없는 상태"라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의 범행 수법, 범행 이후 구조 조치를 하지 않고 장소를 이탈한 점, 만 19세의 피해자가 홀로 감당해야 할 정신, 육체적 고통을 생각해 볼 때 중형이 선고돼야 마땅하다"며 준강간치사죄를 대법원 양형기준상 적용했을 때 선고형인 11~14년형보다 높은 징역 20년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유족 또한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슬픔을 감당하게 됐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양형상 죄책은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에 가깝다고 본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A씨 측은 1심과 2심에서 피해자 유족에게 각각 1억 원을 공탁했지만 피해자 유족 측은 이를 거부하며 A씨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 15일 새벽 A씨는 인하대 캠퍼스 내 5층짜리 단과대 건물에서 만취한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8m 높이에서 추락하도록 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A씨는 사고 직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했고, 피해자는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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