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합헌 결정…재판관 전원 일치

핵심요약

"선거권 부당히 제한되지 않는 한 헌법 위반으로 볼 수 없어"
"양당제 고착 이유만으로 비합리적 입법으로 보기 어려워"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189조 2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20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189조2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헌재는 "입법자가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헌법 41조 1항에 명시된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의 원칙과 자유선거 등 국민의 선거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우선 "이 사건 의석배분조항은 선거권자의 정당투표결과가 비례대표의원의 의석으로 전환되는 방법을 확정하고 있고, 선거권자의 투표 이후에 의석배분방법을 변경하는 것과 같은 사후개입을 허용하고 있지 않다"며 직접선거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헌법상 선거원칙에 명백히 위반된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으므로 실제 선거에서 양당체제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유만으로 의석배분조항이 투표가치를 왜곡하거나 선거 대표성의 본질을 침해할 정도로 현저히 비합리적인 입법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평등선거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봤다.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헌재 관계자는 "헌법상 4대 선거 원칙 등 국민의 선거권이 부당하게 제한되지 않는 한 입법자의 광범위한 형성재량이 인정된다"며 "이 사건에서도 그런 입장을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9년 12월 당시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정의당 등은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을 유지하되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는 내용으로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이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전국 정당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면 그 차이만큼 일부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해 총 의석을 보장하는 제도다. 이번 심판 대상이 된 선거제도는 일부 의석에만 연동형을 적용한다는 뜻에서 '준(準)'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전체 의석이 아닌 비례대표 의석에 대해서만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배분하는 기존 병립형으로는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 때문에 도입됐지만, '위성정당' 논란이 불거져 도입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헌법소원 청구인들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평등·직접선거 원칙에 위배돼 유권자의 선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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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승모 기자 cnc@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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