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살배기부터 백발 어르신까지···5천명이 세운 워커장군 흉상
‘워커 라인’(낙동강 방어선) 주역인 월튼 해리스 워커 장군의 흉상이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세워진다. 워커 장군의 흉상은 전국 5000여명의 성금으로 제작됐다.
칠곡군은 오는 28일 칠곡군 석적읍 중지리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지역 중학생들 주관으로 워커 장군 흉상 제막식을 연다고 20일 밝혔다. 제막식에는 워커 장군의 손자인 샘 워커씨도 참석한다. 흉상은 받침대와 기단을 포함해 높이 153㎝로 제작 중이다.
흉상은 워커 장군을 또래 친구들에게 알려달라는 칠곡 장곡중학교 3학년 김동준군(15)과 친구들이 김재욱 칠곡군수에게 보낸 편지에서 시작했다.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맥아더 장군은 잘 알려졌지만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을 사수했던 워커 장군을 교과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군은 “(과제를 하다가 알게 된 워커 장군의 활약상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내용이어서 그런지 모르는 친구가 많았다”며 “적어도 칠곡에서 전쟁을 치르고 낙동강을 지켜준 워커 장군에 대해 칠곡군 사람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친구들과 워커 장군을 알리는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워커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을 성공적으로 사수하며 불리한 전황을 뒤바꾸는 데 이바지한 인물이다.
흉상 제작 비용은 국민 성금으로 마련됐다. 칠곡군은 8개 읍·면에 ‘기억을 위한 천원’이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내걸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네 살배기 어린이부터 아흔이 넘은 백발 어르신까지 지역 주민 5000여명이 십시일반 힘을 보탰다.
정시몬 칠곡군한미친선협의회 사무국장은 “성금을 보낸 이들은 동료나 지인과 함께 참여한 개인이나 단체가 대부분이었다”며 “모금 한 달 만에 흉상 제작비 1300만원이 모두 모였다”고 밝혔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제막식은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행사로 열릴 계획”이라며 “워커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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