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저하’ 코로나 학생같다” 김은경 혹평에…野 초선들 대답은?

김은경 “野 초선들, 아직 자기 의견 정리 덜 됐다…소통도 어려워”
초선들 “혁신위, 소통은커녕 아젠다도 없으면서…발언 신중해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회의에서 발언을 위해 안경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당내 초선 의원들을 '학력이 저하된 코로나 세대 학생들'에 비유하며 "소통이 잘 안 된다", "자기 의견 정리가 덜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당사자인 일부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혁신위 본인들이나 잘 하라"며 "정작 소통력이 없는 것은 본인들"이라고 불쾌함을 표출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은 2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 분위기에 대해 "기억에 썩 남는 것이 없다"며 혹평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오전 민주당 초선모임인 '더민초' 소속 의원 8명과 조찬을 겸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해당 간담회에선 '특정 인물을 저격하는 발언은 삼가달라'는 의원들의 요청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초선들이) 재선이나 다선들과의 현격한 차이가 많이 있다"라며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때 의견 정리가 조금 덜 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각자 역량이나 관심은 훌륭했는데 소통 부재가 그 자체적으로 (있었다)"라며 "함부로 말씀드릴 것은 아니지만 제가 학교에서 느꼈던 그 느낌을 바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불쾌함을 표출했다. 서울 지역구의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 본인들이나 잘 하라"며 "당초 본인들이 원내와 큰 교류도 없었으면서 소통 책임을 왜 초선들에게 씌우려는지 모르겠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소통만큼 중요한 게 '뚜렷한 아젠다'인데, 혁신위는 애초부터 이를 기반으로 시작하지 않았고, 지금도 당 논란에 대한 수습책만 제시해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계파 색이 옅은 경기 지역구 초선 의원도 "언론 매체에 나올 때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얼마 전에도 이낙연 전 대표에게 계파정치를 다시 살리지 말라고 말했다가 의원들로부터 역풍을 받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으로서 굳이 발언 논란을 만들지 말고, 맡은 당 쇄신 역할부터 신중하게 잘 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선을 비롯한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친명(친이재명)계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위원장) 본인도 원내와의 소통력이 부족한데 그 책임을 초선 의원들에게 씌우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혁신위 안건이었던 '불체포특권 포기' 수용 과정에 대해서도 일부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번 의원총회에서도 검찰탄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우려하는 의견이 제법 있었다"며 "혁신위는 이런 의원들의 의견부터 수렴하고 점진적으로 조율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혁신위에 방향성에 대한 비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초선 윤영찬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혁신위가 '이재명 대표 체제'는 평가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이재명 지키기 혁신위가 아니냐'는 질문에 '틀린 말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혁신을 할 게 없다"며 "길을 잃은 혁신위가 문을 닫아놓고 길을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비명계 중진인 이원욱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왜 패배했고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왜 민주당 지지율이 고착돼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미루니 '혁신이 제대로 될까'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지도부 눈치를 보지 말고, 혁신에 성역을 두면 안 된다"고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