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前 300만원에 ‘리니지’ 계정 팔았는데... 통장서 1500만원 빠져나갔다
지난 2016년 6월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계정 거래를 중개하는 A사를 통해 300만원에 게임 계정을 팔았던 박모(40)씨는 올해 2월 은행 통장에서 1500만원이 압류당한 것을 보고 당황했다. 놀란 박씨가 은행에 확인해보니, A사에서 7년 전 계정 거래 당시 작성했던 공정증서(계약의 법률 내용을 증명하는 문서)를 근거로 법원을 통해 청구했다는 대답을 들었다. 당시 박씨는 계정 거래에 대한 계약서를 A사와 작성하면서 “게임 아이디를 회수하는 등 계정 구매자에게 피해를 입혀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경우”에는 이 같은 돈이 청구될 수 있다고 고지받았으나 그는 계정 판매 이후 게임에 접속한 적도 없었다.
수년 전 발행한 공정증서를 악용해 최대 10배의 돈을 청구하는 등 소송 사기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A사는 리니지 게임 내에서 계정이나 아이템 등을 판매자와 구매자가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업체로, 계정 판매자가 계정을 회수하려 할 경우 판매금액의 3배에서 최대 10배까지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공정증서를 써 계정 구매자들의 신뢰를 얻는 것으로 유명했다. 2000여명이 넘는 리니지 게임 이용자들이 A사를 통해 계정을 사고 팔았으나 A사의 대표 B(39)씨가 2019년 사기 혐의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로는 회사 자체가 유명무실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사의 새 대표로 취임한 C(58)씨 등은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과거 계정 판매자들과 작성한 공정증서를 통해 판매자들이 ‘계정 회수’를 시도하지 않았는데도 무작위로 법원에 재산 압류 강제집행을 신청한 것이다.
공정증서에 의해서 강제집행 신청이 될 경우 일주일 이내로 결정이 내려지고 채무자(피해자)에게 이 사실이 통지되기 전에 채무자의 금융기관에 먼저 고지가 되는데 이 같은 사실을 악용한 것이다. 박씨도 강제집행 통지를 받기에 앞서 은행에 맡겨둔 예금에서 돈이 빠져나간 것을 보고 이 사실을 알 수 있었다.
A사는 지난 2020년부터 이 같은 강제집행 행위를 해왔고 올해 2월부터 강제집행 행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오픈채팅방은 7월 현재 90여명이 모여 있으며 이들은 각각 관할 경찰서에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피해액은 적게는 5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로 전체 피해액은 10억여원으로 추정된다. 당장 경기 시흥경찰서에만 8명이 A사를 사기 혐의로 잇따라 고소하면서 A사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각각 지방에 있어 통합해 추가적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B씨 등 피고소인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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