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중대시민재해”…‘책임자’ 법적 쟁점은

윤기은 기자 2023. 7. 2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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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인해 물에 잠긴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에서 밤사이 시신 4구가 추가로 발견되며 사망자가 1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17일 물이 범람한 미호천 인근에서 보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권도현 기자

폭우 침수로 사상자 24명이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가 중대재해처벌법에 규정된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한다는 법률가들의 해석이 나왔다.

법률가, 노동 분야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중대재해 예방과 안전권 실현을 위한 학자·전문가 네트워크’(중대재해전문가넷)는 20일 서울 서초구 민변 대회의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송 궁평제2지하차도 참사는 중대시민재해”라고 주장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이번 사고가 미호강과 미호교 인근 임시제방, 지하차도 관리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발생한 재해라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공중이용시설’ 설치·관리 문제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는 재해는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고, ‘터널구간 100m 이상인 지하차도’와 ‘국가하천 제방’은 공중이용시설이다. 궁평제2지하차도의 터널구간은 430m이며, 무너진 미호강 임시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설치해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관리하고 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이 꼽은 중대시민재해 책임자 범위는 미호강, 강변 임시제방, 궁평제2지하차도 관리자로 나뉜다.

우선 하천 관리에 대한 1차 책임은 청주시장에게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미호강 관리 권한이 환경부→충청북도→청주시 순으로 위임됐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올해 여름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계속된 상황에서 미호강 점검, 유지 관리가 어떻게 돼왔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환경부 장관과 충북도지사도 하천관리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 관리 책임이 있었는지 보고 체계를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사고 당시 무너진 임시제방 설치, 관리 상황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공사를 진행하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공사 과정에서 허가를 받고 안전조치를 다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강유역환경청은 해당 임시 제방과 관련한 하천 점용허가를 내준 바 없다고 밝힌 터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지하차도 통행제한과 긴급안전조치 관리 책임은 청주시장과 충북도지사 모두에게 있다고 봤다. 사고가 난 차도는 지방도 508호의 일부로 관리 주체인 충북도지사는 긴급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재난안전법상 청주시장도 관할 지역인 이곳에서 재난 예방을 위해 응급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했다.

중대재해전문가넷은 “참사 직후부터 충청북도, 청주시, 환경부 등 관련 행정부처와 지자체는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누구도 이번 참사에 대해 도의적인 유감표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충북 시민단체, 도지사·시장 등 중대재해처벌법 고발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07191514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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