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고통받는 지구촌…시체 운반가방까지 동원한 미국

문세영 기자 2023. 7. 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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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유럽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1만 10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여름 더위로 인한 유럽에서의 사망자수는 6만여 명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폭염과 사투를 벌이기 위해 '시체 운반 가방'까지 동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피닉스에는 현재 무더위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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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의 17일 기온이 화씨 111도(섭씨 44도)까지 오르며 찜통 더위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유례없는 더위가 이어지면서 유럽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1만 10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여름 더위로 인한 유럽에서의 사망자수는 6만여 명에 달했다. 올해는 이를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상 전문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폭염과 사투를 벌이기 위해 ‘시체 운반 가방’까지 동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일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매년 휴가철 관광객이 몰리는 그리스 아크로폴리스는 낮 기온이 연일 40도 이상 오르며 실신 환자가 발생하자 임시 폐쇄됐다. 이탈리아는 최근 온열질환 환자가 늘면서 응급실이 평소보다 20~25% 더 붐비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곳곳에서 현재 폭염 적색 경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미국은 고압적인 '열돔'이 자리한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치솟고 있다. 열돔은 열막이 형성돼 더운 공기가 갇힌 상태로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공항에서는 19일(현지시간) 델타항공 여객기 한 대가 장시간 이륙이 지연되면서 뜨거운 기내 안의 일부 승객이 실신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응급전화 신고도 평소보다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의 더위에 적응하지 못한 관광객들이 탈수, 어지럼증, 심박동수 증가 등의 증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도 역대 최고치 기온을 갱신하고 있다. 19일 연속 하루 최고 기온이 43도를 넘고 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온열질환 환자에 대처하기 위해 시체 운반 가방이 동원됐다. 

CNN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피닉스의 한 병원이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시체 운반 가방에 얼음을 채워 환자가 그 속에서 열을 식히도록 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뜨거운 열에 지속 노출되면 땀 분비량이 늘면서 체내 수분 및 염분 손실이 커지고 혈압이 떨어질 수 있다. 어지럼증, 두통, 실신이 발생하기도 하며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진다. 피닉스에는 현재 무더위로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피닉스 지역병원인 벨리와이즈의료센터는 CNN을 통해 더위의 영향으로 병원체계가 무너지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 팬데믹 정점 이후, 응급실이 가장 붐비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병원은 얼음으로 가득 채운 시체 운반 가방을 환자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열을 식히는 기존 방식보다 두 배 빨리 몸을 냉각시켜 열사병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현재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가 시작된 시점보다 약 1.1도 상승했다.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그려 해수면 상승, 생물 다양성 손실 등의 문제가 심각해질 예정이다. IPCC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단기 대응 방법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보다 43% 줄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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