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 4번째 월드컵 도전, 역대 최고 성적 8강 이룰까
20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이든 파크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노르웨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한 달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FIFA 랭킹 17위) 은 역대 최고 성적인 16강 이상 성적을 바라보고 있다. 콜린 벨호는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대진운도 좋아 선수들의 자신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한국은 독일(2위), 콜롬비아(25위), 모로코(72위)와 함께 H조에 묶였다. 우승 후부로 꼽히는 독일은 부담스럽지만 콜롬비아와 모로코는 충분히 해 볼 만한 상대다. 콜롬비아는 2011년 독일 대회, 2015년 캐나다 대회에 출전해 1승 2무 4패를 거두는 데 그쳤다. 캐나다 대회에서 16강 진출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모로코는 2022 여자 아프리카 컵 오브 네이션스(WAFCON) 준우승을 차지하며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한국처럼 신구 조화를 이룬 선수단이 강점이지만, 월드컵 첫 출전이라는 경험 부족이 최대 약점이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과거 연령병 대회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황금세대’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여자 축구는 2010년 20세 이하(U-20) 독일 여자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고, 같은 해 열린 17세 이하(U-17) 트리니다드토바고 여자 월드컵에서는 정상을 차지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세계 정상에 섰던 10대 선수들은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어 이번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 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이상 145경기), 김혜리(112경기), 임선주(104경기), 골키퍼 김정미(136경기·이상 현대제철) 5명은 A매치 100경기 이상을 치른 센추리클럽 가입자들이다. 세 번째 월드컵 도전인 지소연은 “10년 이상 함께한 친구들”이라며 “우리는 더 성숙해졌고, 서로를 잘 안다. 감독님도 위닝멘털리티를 가질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줬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오는 25일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은 토너먼트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벨호는 이어 30일 모로코, 다음 달 3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으려면 콜롬비아와 모로코를 연파하고 독일을 만나야 한다.
첫 상대 콜롬비아는 독일 다음으로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으로 조 2위를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비아는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 위주의 축구를 펼친다. 벨호는 결전지 호주로 떠나기 전 콜롬비아를 염두엔 둔 ‘가상의 적’ 아이티를 상대로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치렀다. 경계대상 1호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린다 카이세도다. 연령별 대표를 거쳐 성인 대표팀에 승선한 그는 볼을 다루는 능력, 대담함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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