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코로나 초선 소통 잘 안 돼”···초선들 ‘강한 유감’ 반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향후 혁신위의 활동 방향 등을 밝히고 있다. 성동훈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20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두고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다. 그래서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학력 저하’를 겪은 대학생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전날 혁신위와 간담회를 한 초선 의원들을 겨냥한 것이다. 일부 초선 의원은 간담회에서 “혁신위는 당원보단 국민 마음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초선 의원들과 간담회도 했었는데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요. 기억에 남는 게 있었나요’라는 질문에 “코로나가 가지고 오는 문제점들이 국회 안에도 있구나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3월에 금융감독원(금감원)에서 임기를 마치고 퇴직했다. 마스크를 쓰고 금감원에 갔다가 마스크를 벗고 학교로 돌아갔다. 코로나 세대를 겪었던 학생들을 만났다”면서 “그전에 가르쳤던 학생과 코로나 세대를 겪었던 학생들의 차이가 분명히 있더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학생들이) 학력 저하가 심각했다”면서 “제가 많은 국회의원을 만나 뵙지는 않았지만 초선이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초선은) 재선이나 다선(의원)들과의 현격한 차이가 많이 있고 자기 의견을 이렇게 이야기할 때 조금 덜 정리가 된(것 같다)”고 평가했다. 진행자가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느낌인가’라고 묻자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초선 의원들) 각자의 역량들이라든지 관심은 훌륭하셨는데 뭔가 소통의 부재가 그 자체적으로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면 분열도 또 이것도 줄어들겠구나. 그런 어떤 나름의 해법을 생각을 해봤다”면서 “다음에 또 다른 분들 뵐 거고 재선들도 뵐 거고 각자마다 혁신에 대한 생각이 다를 거라는 생각에서 당연히 봬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 초선’으로 지목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윤영덕 의원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에게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답답함이 느껴져서 이야기를 한 건데, 그것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날 혁신위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오늘 발언에 대해 상당히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왜 그런 말을 직설적으로 했는지 잘 모르겠다.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와 만났다. 더민초 소속 의원들은 혁신위에 “민주당의 역할과 혁신위의 역할은 다르다. 혁신위는 당원보단 국민 마음을 얻는 데 집중해야 한다” “혁신위는 민주당이 할 수 없는 일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일부 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해 “자기 계파를 살리려 (정치적 언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발언한 것과 혁신위에서 특정 의원 실명을 거론하며 저격한 사안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