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산 주식 ‘매수 의견’ 내 5억 챙긴 애널리스트 재판행

10년간 22개 종목 선행매매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되기도

미리 사둔 주식을 추천하는 리포트(분석 자료)를 공개한 뒤 주가가 오르면 파는 방식으로 5억원대 부당이득을 취득한 전직 애널리스트(주식 분석 연구원)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모습. 2022.4.12/뉴스1

2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이날 자본시장법,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어모(42)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어씨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면서 미리 사들인 종목 22개에 대해 ‘매수 의견’ 리포트를 발간한 뒤, 주가가 오르면 매도하는 방식으로 5억2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증권사는 ‘매수 의견’을 낸 애널리스트가 해당 종목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금지 규정을 두고 있다. ‘매수 의견’ 리포트가 공개될 경우 단기적으로 해당 종목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어씨는 차명 계좌를 이용해 선행매매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어씨는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가족, 친구, 지인 등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와 휴대전화를 빌렸다. 차명 계좌 8개, 차명 휴대전화 4개를 동원해 매매 자금의 출처를 숨기는 등 계획적으로 선행매매를 벌여온 것이다.

검찰은 어씨가 챙긴 범죄수익 환수하기 위해 어씨 소유 금융자산 6억원에 대해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부당이득액의 수배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부과하는 등 피고인의 범행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고, 범죄수익을 완전히 박탈하기 위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어씨는 지난 10년간 증권사 3곳에서 근무하면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되는 등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녔던 인물이다. 올해 초까지도 리포트를 써온 그는 금융당국의 강제수사가 시작되자 지난 3월 증권사에서 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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