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외교’ 주역 키신저 만난 시진핑 “오랜 친구 잊지 않을 것”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이른바 '핑퐁외교'를 주도했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오늘(20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진핑 주석과 키신저 전 장관이 만났다고 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에게 "중미관계 발전을 추진하고 양국 인민의 친선을 증진하기 위한 역사적 공헌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어 "52년 전 마오쩌둥 주석과 저우언라이 총리, 닉슨 대통령과 당신은 탁월한 전략적 안목으로 중미 협력이라는 정확한 선택을 했다"며 "중미관계 정상화 과정을 열어 양국을 행복하게 했고 세계도 변화시켰다"고 평가했습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인은 정의를 중시하며, 우리는 '오랜 친구'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은 신뢰하는 외국의 고위급 인사를 부를 때 '오랜 친구'라는 표현을 사용해왔습니다.

이에 대해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을 방문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하면서 "두 나라 사이의 관계는 세계 평화와 인류 사회의 진보와 관계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늘 면담에는 리창 국무원 총리와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동석했습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18일에는 미국의 제재대상인 리상푸 국방부장을 만났고, 17일에는 중국 외교를 주도하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담하기도 했습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미·중 양국 간 교류의 물꼬를 튼 인물입니다.

당시 키신저 전 장관 주도로 1971년 미국 탁구팀이 중국을 방문하며 양국 간 교류가 시작돼 이를 '핑퐁외교'라고 부릅니다.

이후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주석과 만나 '상하이 코뮈니케'에 공동 서명했으며, 1979년에는 미·중 양국이 공식 수교했습니다.

CCTV는 키신저 전 장관이 1971년부터 지금까지 100여 차례 중국을 방문했고 지난 5월 100세 생일을 맞이했다며 이번 방문은 100세 이후 첫 중국 방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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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호 기자 (parkseokho@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