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캐스트어웨이’ 호주 남성, 생사 함께했던 개 떠나보낸 까닭
두 달 동안 태평양을 표류하다가 극적으로 구출돼 화제를 모았던 호주 남성이 자신과 함께 표류했던 개와 결별했다. 당초 이 개는 남성의 반려견으로 알려졌는데, 멕시코에서 떠돌아다니던 개가 남성을 따라다니기 시작하면서 함께 여정을 떠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각) 호주 뉴스닷컴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시드니 출신의 팀 섀독(51)은 개 벨라를 멕시코에 남겨두고 홀로 호주로 떠나기로 했다.
섀독은 앞서 지난 4월 벨라와 함께 쌍동선에 올라탔다. 쌍동선은 같은 크기와 모양의 선체 2개를 부목 등으로 연결한 배를 일컫는다. 섀독은 멕시코 라파스에서 출발해 약 5000㎞ 떨어진 프랑스령 폴리네시아로 향할 계획이었지만, 중간에 폭풍우를 만나 배가 파손되면서 두 달간 태평양을 표류하게 됐다. 그는 날생선을 잡아먹고, 빗물을 받아 마시면서 생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섀독은 항해 시작 약 3개월 만인 지난 12일 멕시코 어선의 활동을 감시하던 헬리콥터에 발견돼 구조됐다. 섀독은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이었지만 건강한 상태였다고 한다. 벨라 또한 건강한 상태로, 구조 당시 꼬리를 흔들며 구조대원들을 반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섀독은 구조 직후 벨라가 자신에게 큰 힘이 됐다고 했다. 벨라가 그의 반려견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섀독은 멕시코에서 떠돌이 개였던 벨라가 자신을 따라온 것이라고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밝혔다. 섀독은 “벨라는 멕시코 한복판에서부터 날 따라왔다”며 “벨라에게 집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벨라는 아랑곳 않고 바다 위까지 나를 따라왔다”며 “벨라가 나보다 훨씬 용감하다. 그것만은 확실하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벨라를 떠나보내기로 했다. 섀독과 벨라를 구조한 멕시코 어업 회사 그루포마르 소속 어선의 선원이 벨라를 입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섀독은 벨라와 이별한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매체는 “반려동물을 호주로 데려오려면 오랜 기간 검역을 받아야 하고,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봤다.
한편 섀독의 사연은 현실판 ‘캐스트 어웨이’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캐스트 어웨이는 톰 행크스가 무인도에 홀로 갇혔다가 섬을 탈출하는 생존기를 그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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