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가 뭐길래… 애플, 애플워치·비전프로 들어갈 제품 직접 만든다

윤진우 기자 2023. 7. 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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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의존도 낮추는 애플, 부품 내재화 추진
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연구개발
2026년 출시 애플워치에 탑재될 가능성
업계 “양산은 전혀 다른 차원, 실현성 낮아”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점에 전시된 아이폰14./뉴스1

애플이 경쟁사이자 부품 공급사인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 부품에 대한 자체 생산력을 높이고 있다. 애플 디바이스(기기)에 들어가는 가장 비싼 부품 중 하나인 디스플레이 생산 내재화를 통해 수익성과 공급 안정화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애플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량 생산(양산)을 위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제품 설계에만 관여, 디스플레이 제조사에 생산을 위임하는 그동안의 생산 방식과 반대로 직접 생산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애플은 차세대 애플워치, 비전 프로(혼합현실(MR) 헤드셋) 등에 탑재할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양산을 위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기판 위에 이어 붙이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개별 소자가 빛과 색을 동시에 낼 수 있어 더 선명하고 자연스러운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무기물인 LED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잔상) 현상에서도 자유롭다. 다만 제품 자체의 수율(생산품에서 양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고 생산 시설이 많지 않아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80인치대 삼성 마이크로 LED TV 가격이 7000만원을 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 10년간 1조 이상 투자…“웨어러블에 먼저 적용할 듯”

애플은 지난 10년간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개발에 10억달러(약 1조267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직접 생산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R&D)과 시제품 제작에 공을 들인 것이다. 애플은 마이크로 LED에 대한 양산 개발을 완료하면 양산에 직접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LED 칩 크기를 100분의 1수준으로 줄인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구조. /LED인사이드 제공

애플이 마이크로 LED에 주목하는 건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전력 소모가 적고 OLED보다 더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전력 소모와 얇은 두께는 웨어러블에 적합하다. 애플은 지난 6월 공개한 비전 프로에도 마이크로 LED를 적용했다. 애플워치의 경우 2025년 하반기에 마이크로 LED를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높은 생산 비용과 수율 문제로 2026년 하반기로 연기한 상태다.

애플은 수만개의 마이크로 LED 칩을 기판으로 옮기는 작업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는 “해당 프로세스는 대만 북부 도시 타오위안 내 애플의 비밀 연구개발(R&D) 시설에서 수행되고 있다”라며 “대만 연구팀은 1000명이 넘고, 대만 정부는 2020년 애플 연구개발 시설 확장 신청을 승인하기도 했다”라고 했다. 애플이 마이크로 LED 개발을 위해 앞으로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아이폰 탑재 가능성에 디스플레이 업계 “실현성 낮아”

애플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체 생산한 마이크로 LED를 애플워치, 비전 프로를 넘어 아이폰에 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릭 추 트렌드포스 디스플레이 부문 연구원은 “마이크로 LED 칩은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센서에 지문 인식, 헬스케어 감지 기능 등을 결합할 수 있다”라며 “마이크로 LED 기술은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에도 적용될 수 있다”라고 했다. 애플이 폴더블폰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마이크로 LED 양산 계획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계는 애플의 마이크로 LED 생산 내재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기술을 단순히 개발하는 것과 양산은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제조 경험이 없는 애플이 기술 난이도가 높은 마이크로 LED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 관계자는 “연간 5000만대가 팔리는 애플워치를 위해 애플이 마이크로 LED를 직접 생산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라며 “결국 아이폰으로 활용도를 넓혀야 하는데 애플이 생산시설에만 수조원이 들어가는 선택을 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애플의 마이크로 LED 생산 내재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닛케이는 “애플은 수년간 마이크로 LED 기술에 투자했으며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도입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다”라며 “애플이 마이크로 LED의 기술적 특성을 활용한 완전히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을 수도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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