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인재"…지형도 모르는 군인, 재해현장 관행적 동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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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수색작전 중 해병대 소속 고 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군 장병을 위험한 하천 수색 현장에 투입한 것에 대한 비판이 연일거세다.
군인권센터는 전날 성명에서 "재난 상황에서 군 장병이 대민지원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면서 "다만 수해 복구나 실종자 수색 보조 업무가 아니라 하천에 직접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하는 임무를 경험이 없는 일반 장병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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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군대 갈 내 자식이 걱정"…온라인 등 강한 비판 지적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박세진 황수빈 기자 = "무리한 임무 투입으로 발생한 명백한 인재입니다."(군 인권센터)
실종자 수색작전 중 해병대 소속 고 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사고와 관련해 군 장병을 위험한 하천 수색 현장에 투입한 것에 대한 비판이 연일거세다.
기본 안전장비조차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전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고가 난 예천 내성천 주변은 일반 하천과 다른 환경이어서 현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사전 고지가 없는 군 인력 동원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20일 해병대 등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 소속 고 채 상병은 전날 예천 내성천 일대에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실종돼 14시간 만에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 측은 급류 수색에 나선 대원들을 구명조끼나 로프도 없이 현장에 투입했다.
또 지형에 밝지 않은 상태에서 수색작전이 진행돼 '주먹구구'식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주민들은 내성천은 모랫바닥이어서 바닥이 단단한 일반 하천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계곡처럼 갑자기 깊어지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근본적으로 재난이나 재해 전문가가 아닌 군인을 위험이 따르는 하천 수색 현장에 관행적으로 투입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의견이 많다.
채 상병을 비롯해 수색 현장에 투입된 병사들은 군인으로서 군사훈련을 받았을 뿐이고, 지휘체계에 있는 군인들 역시 재해 전문가가 아닌 만큼 투입이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소방관이나 경찰관의 경우 경험이 있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만 지휘체계에 따라야 하는 군 장병의 경우 스스로 판단해서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군 장병들은 재난·재해지역에 투입하더라도 복구나 현장 정리 등에 한정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17일 현장에 비가 내리자 수색하던 해병대원들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음에도 해병대 측은 수색을 그대로 진행하는 등 전반적으로 안전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군인권센터는 전날 성명에서 "재난 상황에서 군 장병이 대민지원 업무에 투입할 수 있다"면서 "다만 수해 복구나 실종자 수색 보조 업무가 아니라 하천에 직접 들어가 실종자를 수색하는 임무를 경험이 없는 일반 장병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해병대는 재난지역 수색 시 안전 매뉴얼이나 지침의 존재 여부와 그 내용에 대한 언론 질의에 "재난현장조치 매뉴얼이 있다"며 "내용 공개 여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해병대는 수사단이 현재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고 안전단이 호우피해 복구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 분야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선 이번 사고와 관련 군 당국을 향한 다양한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구명조끼는 둘째치고, 로프도 없이 거센 강물에 장병들을 넣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곧 군대에 갈 내 자식이 걱정"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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