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인들, 장마철에 주민 구했는데 ‘탈영했다’며 간부에 구타당하고 처벌…“동정 여론 확산”

정재우 2023. 7. 20. 14: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장마철에 잠시 위수 지역을 벗어나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북한 병사들이 탈영했다는 이유로 간부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양강도 주민 A씨는 17일 이 매체에 "지난 13~14일 혜산시 위연 지구에 하루 4시간 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졌다"며 "비가 한창 오던 14일 잠시 부대를 이탈했다 때마침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검산동 주둔 8총국 군인들의 사연이 혜산시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제보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군인 7명, 먹을 것 구하러 잠시 위수지역 벗어났다가 골짜기 범람에 마을 주민 대피시켜
다음날 새벽 복귀하자 구타당하고 구류
주민들 “이런 일로 처벌되면 군인이 인민들 구하려 하겠나” 지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가운데). 조선중앙TV 캡처
 
장마철에 잠시 위수 지역을 벗어나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북한 병사들이 탈영했다는 이유로 간부에게 무차별 구타를 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병사들에 대한 동정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양강도 주민 A씨는 17일 이 매체에 “지난 13~14일 혜산시 위연 지구에 하루 4시간 이상의 장대비가 쏟아졌다”며 “비가 한창 오던 14일 잠시 부대를 이탈했다 때마침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 검산동 주둔 8총국 군인들의 사연이 혜산시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제보했다.

A씨는 “평소 8총국 군인들은 도둑질과 약탈질이 도를 넘어 검산동 주민들 속에서 ‘토벌대’ 혹은 ‘마적단’으로 불리우고 있었다”면서 “그랬던 군인들이 위급한 순간에 생명의 위험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의 목숨을 구하는데 헌신했다”고 전했다.

주민 B씨도 같은 내용의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18일 RFA에 “혜산시 검산동에 있는 8총국 원유보관소 경비소대 2분대의 분대장과 병사 6명이 14일, 폭우로 위험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그들이 키우던 염소 세 마리까지 안전하게 보호해 주었다”며 “염소 세 마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두 명의 병사가 팔과 다리를 심하게 다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B씨에 따르면, 이 군인들은 보초근무를 마치고 인계한 뒤 음식을 얻기 위해 부대를 잠시 이탈했다. 

이들은 어느 빈 건물에서 비를 피하던 중 골짜기에서 물이 범람하자 마을을 오가며 주민들에게 위험한 상황을 알렸다.

덕분에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지만, 정작 군인들은 불어난 물줄기로 인해 침수 지역을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이 군인들은 다음날 새벽이 되어서야 부대로 복귀했는데, 이들 중 분대장과 부분대장은 탈영을 했다는 이유로 지휘관들에게 심한 구타를 당했다.

B씨는 “현재 그들은 혜산강철공장 주변에 있는 8총국본부 보위소대에 구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군인들이 부대 이탈죄로 구타당하고 구류까지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들이 처벌대상인지를 놓고 혜산시 주민들 속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서 B씨는 “군인들의 부대 이탈을 놓고 (군인들이) 평소 강도질과 약탈질로 연명해야 할 만큼 식량과 생필품 보급이 열악했다는 점이 주민들 속에서 크게 부각되고 있다”며 “한편으로는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느라 부대로 제때 복귀하지 못한 군인들을 처벌하면, 앞으로 어떤 군인이 인민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겠느냐는 주민들의 원성도 거세다”고 지적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