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카우치 포테이토가 된 것처럼 두려울때 소설가가 할 일이란
신작으로 돌아온 소설가 장강명
당사자성 넘어 사회 공명하고파
사회와 기술의 관계에 대해 다룬 과학·기술·사회학(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장르로 구분되는 이번 소설집을 두고 그는 “특별히 SF 장르라는 점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며 “기술로 인해 사회가 바뀌는 상황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옵터라는 이름의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원하는 얘기만 듣는 표제작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외에도 나치 전범 아이히만이 유대인 생존자의 기억을 그대로 체험하게 만드는 ‘알래스카의 아이히만’, 연인관계의 결말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나온 시대의 사랑을 살펴보는 ‘데이터 시대의 사랑’ 등 흥미로운 단편들이 담겼다.
그래서일까. “이제 40대 후반 중견 작가가 되며 생각해보니 30년간 열심히 써도 30권을 쓰기 어렵겠다”고 말한 그는 “문학의 역할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역할은 당대 사람들의 고통에 대해 쓰는 것이라 생각하고 남은 시간 동안 소설과 논픽션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비정규직이 800만명에 달한다지만 그들을 다룬 이야기라면 ‘송곳’이나 ‘미생’을 떠올리지 소설을 떠올리기는 어렵지 않나”라고 반문한 그는 “최근 한국 문학이 작가 본인 이야기, 당사자성에 많이 집중하면서 엄청나게 오른 자산 시장, 노동 의지의 상실, 무너지는 중산층 등에 대해 잘 다루지 못하고 있다”며 “존 스타인벡이 ‘분노의 포도’를 쓰면서 직접적으로 재정 확대를 요구한 것이 아님에도 미국 사회를 바꾸는데 기여했듯이 당대의 문제에 집중하는 글을 쓰다 보면 미래를 위한 예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비쳤다.
실질적인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정진영, 이서수 등 다른 소설가 10명과 함께 ‘월급사실주의’라는 동인을 결성하고 9월 중 동인지 출간을 앞둔 그는 “언론이 파도가 얼마나 치는지 말한다면 문학은 해류의 변화를 짚어낼 수 있다”며 “지난 5년 중에 일어난 일을 판타지 없이 발품 팔아서 써보자는 것이 우리의 규칙이다. 코로나19 기간 동안의 여행사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최근에는 전세 사기에 관련된 단편도 써보고 싶다”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가능하다면 월급사실주의 2023, 2024라는 식으로 매년 발표까지 이어지는 것이 바람”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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