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사찰’ 전 기무사 간부, 징역 1년6개월 확정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한 혐의를 받는 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장교가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손정수 전 기무사 1처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손 전 처장은 2014년 기무사에 꾸려진 세월호 TF에서 현장지원팀장을 맡아 부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 동향을 파악하고 이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손 전 처장은 보통군사법원(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손 전 처장은 유가족 관련 정보가 법령상 ‘군 관련 첩보’에 해당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항소했지만 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손 전 처장의 지위, 경력 등에 비춰 유가족 동향에 관한 첩보 수집을 지시하는 행위가 법에 의해 허용되는 행위라고 오인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재난 상황에서 군의 수색 및 구조작전 등 군 임무 수행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범위를 넘어, 법에서 첩보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은 민간인 유가족의 개인정보 등을 무차별적이고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수집한 것은 법이 정한 직무 범위를 넘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손 전 처장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태규 전 기무사 1처 1차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불복했다가 상고를 취하했다.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소강원 전 기무사 610부대장도 상고를 취하해 형이 확정됐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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