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물 조심해라”…숨진 해병의 부친, 사고 전날도 신신당부

이윤재 기자(yjlee@mk.co.kr) 2023. 7. 2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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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父子 2분간 전화 통화
부친은 전북도 소방공무원
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원이 20일 해군포항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해병대원들이 근조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실종자 수색 중 숨진 고(故) 채수근 일병의 아버지가 지난 18일 아들과 약 2분간 통화를 하면서 물조심하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사고가 나기 하루 전날 통화한 것이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가 된 것이다.

20일 유가족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숨진 채 일병은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의 외아들이었다.

채 일병의 부친은 “내가 걱정돼서 저녁에 전화했는데 2분 딱 통화를 했어. 물 조심하라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인 채 일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분께 예천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전우들과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향이 전북 남원인 채 일병은 전주에서 대학에 다녔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입대해 지난 5월 수료식을 치렀다.

채 일병의 부친은 현재 남원 지역 안전센터에서 현직 소방위 계급으로, 현재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결혼 생활 10년차에 시험관 아기를 통해 어렵게 외아들을 얻었다.

채 일병은 실종 14시간여 만인 19일 오후 11시 10분께 내성천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채 일병 부모와 친인척은 “구명조끼만 입혔어도…”라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한편 20일 해병대는 집중호우 피해지역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고 채수근 해병을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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