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서이초 20대 교사 죽음에 “심각한 교권침해 의혹…중대한 도전”

이주호 “교권 무너지면 공교육 무너져…교육활동 침해 용납 안 돼”
조희연 “서울교육 수장으로서 비참하고 깊은 책임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서울 서이초등학교에서 20대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심각한 교권 침해가 원인이 되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우리 교육계에 중대한 도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일 오전 성ㄹ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 추모 화환들이 놓여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이 학교 담임 교사 A씨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이 부총리는 이날 경기 수원시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 교육감 간담회에서 “교단에 선지 얼마 되지 않은 교사가 교내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젊은 선생님의 명복을 여러 교육자들과 함께 빈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현재 이 사안은 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경찰은 철저히 수사해 원인을 규명해달라”고 했다. 이밖에 이 부총리는 최근 서울 양천구 한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이 담임 교사를 폭행한 사건도 언급했다.

이 부총리는 “최근 사안들은 우리 사회가 학생 인권과 학습권 보장에 비해 교사의 권리 보호와 학생 지도 권한을 균형 있게 확립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교육의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것이 공교육을 확립하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이어 “교권이 무너지면 공교육이 무너진다. 교권은 교원의 인권을 넘어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기본 권리”라며 “학생을 가르치는 교원에 대한 교육활동 침해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교육부는 교권을 확립하고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법적으로 충분히 보장되어 균형 잡힌 교육현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국회에서도 선생님들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다 확고하게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논의 중이다. 교육부와 함께 교육감님들께서 조속한 법안 통과를 위해 뜻을 모아달라”고 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학생이 교실에서 교사를 폭행하고, 저경력 교사가 학교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져 서울교육의 수장으로서 비참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경기도교육청에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이어 “이 두 사건이 아니더라도 최근 다양한 형태의 심각한 수업 방해와 교육활동 침해, 그리고 학교폭력 가해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를 무력화하는 악의적인 민원과 고소·고발이 빈번히 이뤄지고 이에 따라 교육활동이 훼손되고 교사의 심리, 정서 안정을 지킬 수 없는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책으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국회,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교권보호를 위한 공동논의테이블 구성을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이초 1학년 학급 담임을 맡고 있던 20대 교사가 지난 18일 오전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 관계자가 고인을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등교시간 전이라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없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동기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서이초는 이날 학교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현재 선생님의 사망 원인에 대해 경찰이 수사 중이지만,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이 사실 확인 없이 떠돌고 있다”며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NEIS) 권한 관리 업무였다”고 했다. 이어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 신고 사안이 없었다”며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