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차고 있어요”...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 119 신고 내용 첫 공개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당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던 피해자들의 신고 내용이 처음 공개됐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진희 충북도의원을 통해 입수한 ‘충북소방본부 119신고 관련 시간대별 조치사항’에는 피해자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다급했던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첫 신고는 7시51분이다. 당시 신고자는 “미호천 뚝방 제방이 터져 물이 넘치고 있다”며 도움을 청했다. 소방당국은 옥산소방서 소형펌프차를 현장으로 보내고 청주시청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사고 당시의 영상을 살펴보면 오전 8시34분부터 하천물이 지하차도로 콸콸 흘러들었고, 40분 이후에는 터널에 하천물이 가득 차올랐다.
당시 피해자들이 겪었을 공포는 이 문건에서도 그대로 전해졌다. 8시36분에는 “오송 오창 터널입구에 차가 침수됐다”며 첫 지하차도 침수 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1분 뒤에는 “지하차도 차 3대와 4명이 갇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데 이어 8시42분에는 “오송역으로 가는 지하차도 버스 안으로 비가 들어오고 있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이 버스는 6명이 숨진 747급 행 버스이다.
8시45분에는 “물이 가득 차 빠져나갈 수 없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6분뒤인 8시 51분에는 다급히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도와주세요”라는 간절한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이를 끝으로 피해자들의 신고전화는 더는 접수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전 9시 5분 한 시민은 “지하차도가 잠겨 보트가 와야 돼요”라며 이미 지하차도가 모두 잠겼음을 시사하는 신고전화를 걸었다.
이날 7시51분부터 9시5분까지 피해자와 일반시민이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전화는 모두 15건이었다.
이날 충북소방본부는 오전 8시36분부터 38분까지 3건의 지하터널 침수 신고를 받아 모두 8대의 차량을 보냈다. 물을 빼낼 수 있는 펌프차는 단 2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저도 다른 1대는 다른 지하차도로 출동했다.
이후 소방당국은 오전 8시40분 “지하차도가 다 잠겼다”는 신고를 접수한 지 5분 후에야 소방차량 54대를 추가 투입했다.
소방당국은 관계기관인 청주시에 “제방붕괴 우려” 통보 등 3차례 침수사실을 알렸고, 경찰에는 4차례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경찰청 전담수사본부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궁평2지하차도와 미호강 임시제방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한편 이날 충북도청에는 합동 분향소가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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