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첩보기관 MI6 수장 “곤경에 처한 푸틴이 프리고진과 거래했다”

정미하 기자 2023. 7. 20.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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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은 푸틴이 완전히 창조한 인물이지만, 푸틴을 공격했다. 하지만 푸틴은 프리고진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 푸틴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리고진과 거래했다."

영국 첩보기관 MI6 수장이 지난달 23일 무장 반란을 일으켰으나, 36시간 만에 철수를 결정했던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리 프리고진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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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고진은 푸틴이 완전히 창조한 인물이지만, 푸틴을 공격했다. 하지만 푸틴은 프리고진에 맞서 싸우지 않았다. 푸틴은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프리고진과 거래했다.”

영국 첩보기관 MI6 수장이 지난달 23일 무장 반란을 일으켰으나, 36시간 만에 철수를 결정했던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리 프리고진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를 분석했다.

리처드 무어 MI6 수장. / AP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리처드 무어 MI6 수장은 19일(현지 시각)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프라하의 봄’ 55주년을 기념해 영국 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연설과 인터뷰를 통해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해)푸틴이 어느 정도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푸틴은 벨라루스 대통령을 이용해 (프리고진과) 거래했다”고 말했다. 무어는 “무장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다면,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 125km 앞까지 도달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29일,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을 비롯한 바그너 그룹 사령관을 크렘린 궁으로 초청해 3시간 동안 만났다고 발표했었다. 무어는 “푸틴은 지난달 24일 아침까지 ‘반역자’라고 칭했던 프리고진을 그날 저녁 용서했고, 며칠 뒤에는 궁으로 초대했다”며 “푸틴의 머릿속까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햄릿을 인용하자면 푸틴은 국정에 심각하게 썩은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국 거래를 했다”고 말했다.

CNN은 “서방 정보당국은 무장 반란이 외국 정보기관의 사주라는 러시아 정부의 주장에 힘을 보태지 않기 위해 실패한 반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 왔다”며 “하지만 MI6 수장이 공개적으로 연설한 것은 (무장 반란이 일어난) 주말에 푸틴이 얼마나 나약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 이후 처음, 공식 텔레그램을 통해 벨라루스에서 바그너 그룹 용병들과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프리고진은 영상에서 벨라루스에 온 바그너 그룹 용병을 향해 “벨라루루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당신들은 러시아를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지금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우리가 관여할 필요가 없는 치욕”이라고 말했다. NYT는 프리고진이 해당 영상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남동쪽으로 약 50마일 떨어진 임시 바그너 그룹 캠프에서 촬영했음을 확인했다.

한편, MI6는 영화 ‘007′ 시리즈를 통해 알려져 있지만, 실제 활동은 미국 CIA 등에 비해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영국 정부는 1994년에야 MI6 존재를 인정했다. MI6 수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드문 일이다. 2020년부터 MI6를 이끌고 있는 무어는 내부에서 ‘C’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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