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된 나태주의 시, 자연과 친구가 된다는 것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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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강물과 나는'은 한 아이가 강물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풀어낸 그림책이다.
시인 나태주는 아이의 마음을 순정한 시어와 운율로 풀어냈고, 작가 문도연은 맑은 수채화로 온기를 입혔다.
나 시인의 시 '풀꽃'에 등장하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말처럼 아이가 징검돌에 걸터앉아 가만히 들여다본 강물에는 나무 그림자와 산 그늘, 흰 구름, 조그만 물고기 몇 마리가 사랑스럽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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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강물과 나는'은 한 아이가 강물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풀어낸 그림책이다. 시인 나태주는 아이의 마음을 순정한 시어와 운율로 풀어냈고, 작가 문도연은 맑은 수채화로 온기를 입혔다. 책은 '노래와 그림책' 시리즈 중 하나로 듀오 솔솔이 노래로도 만들었다.
여름 숲을 흐르는 강에 흠뻑 젖어 놀다가 문득 강물에 비친 무언가를 바라보던 아이. 나 시인의 시 '풀꽃'에 등장하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라는 말처럼 아이가 징검돌에 걸터앉아 가만히 들여다본 강물에는 나무 그림자와 산 그늘, 흰 구름, 조그만 물고기 몇 마리가 사랑스럽게 담겨 있다. 그것들을 한 움쿰 건져올린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본다. '이것들을 기르다가 공연히 죽이기라도 하면 어떻게 하나.' 걸음을 강으로 되돌린 아이는 강물로 들어가 물고기와 흰 구름, 새소리를 모두 강물에 풀어 넣는다. 그 예쁜 것들, 사랑스러운 것들이 있어야 할 자리로.
책은 흠뻑 젖어 같이 놀고, 친구를 친구의 자리로 돌려주기까지 여정을 따라가며 인류의 영원한 숙제인 자연과 친구가 되는 법을 넌지시 일러준다. 자연이라는 친구와 더불어 살되 그 친구를 잃지 않으려면 아무리 예쁘고, 갖고 싶어도, 감당할 수 없다면 기꺼이 돌려주는 '동심'을 먼저 배워야한다고 말이다. 아이가 떠나간 자리, 노을빛이 내려앉은 강물에 물고기가 솟구쳐 오르고 산짐승이 목을 축이는 마지막 장면은 그래서 울림이 크다. 시어가 불러온 동심은 그림으로 이어지더니 결국 노래로 남아 여운을 남긴다. 책 뒤표지에 인쇄된 큐알코드를 통해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아이가 남긴 또 하나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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