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거짓말 해도 無징계...‘괴담 프레임’ 스스로 키우는 野
가짜뉴스 쏟아내도 경고, 징계 없어
“민주당 스스로 신뢰도 떨어뜨려”
국민의힘이 20일 집중호우 기간 골프를 쳐 논란이 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중앙당 차원의 징계를 논의한다. 또 여론과 동떨어진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원외 당협위원장에 대해서도 징계 개시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반면 ‘도덕성 회복’을 내세워 혁신위원회까지 띄운 더불어민주당은 수해 참사를 거론하며 막말을 한 김의겸 의원과 가짜뉴스를 퍼뜨린 청년 정치인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넣었다”고 발언한 지 나흘째인 이날까지 침묵을 지켰다. 원내 지도부의 정례 회의 직후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 등 공개 회의가 줄줄이 열렸지만, 김 의원 사태에 대한 당 차원의 사과는커녕 유감 표명은 단 한 줄도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본인이 사과를 했기 때문에 당 차원의 징계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당에서 유감 표명 수준의 입장문을 내거나 공개적으로 경고를 줄 계획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허위사실 유포에도 침묵했다. 박영훈 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부의장은 지난 14일 SNS(소셜미디어)에 김건희 여사의 ‘에코백 속 명품백’ 주장을 제기했다가 사흘 만에 삭제하고 “샤넬 제품이 아니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박 부의장을 허위사실 유포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조치는 없었다.
여기에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사실이든 아니든 시민 눈에 그렇게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며 거들었다. 그는 “물 젖을세라, 행여나 때 묻을세라, 작은 스크래치라도 막아보겠단 여사님의 명품 사랑으로 읽힌다”고도 했다. 현역 의원이 나서 허위 사실 유포에 당위성을 부여한 것이다.
◇”가짜뉴스 자정 노력 않는 野, 정부 공격해도 ‘괴담’으로 읽혀”
당내에선 민주당의 이러한 온정주의가 오히려 여당의 ‘괴담 프레임’을 굳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도부가 당 안에서 나오는 허위사실 주장과 막말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한 탓에 정부·여당을 향한 의미 있는 의혹 제기의 신뢰도까지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사태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여권에 악재인 이슈가 잇따랐지만, 민주당의 대여(對與) 투쟁이 지지율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모든 의혹에 대해 “민주당의 괴담” “거짓 선동”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치고, 이러한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7일~19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5%p 떨어진 23%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무당층은 7%p나 상승한 39%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비(非)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지도부가 아무 조치도 없이 넘어가는 게 쌓여 ‘도덕불감증 정당’으로 낙인 찍힌 것”이라고 했다. 특히 김 의원의 ‘한동훈 청담동 술집’ 발언, 장경태 의원의 ‘김건희 빈곤 포르노’ 발언을 언급하며 “거짓으로 드러나도 입을 다물고 있다. 당장 지도부부터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는데 누가 누굴 탓하겠나”라고 했다.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국회의원 징계안’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건 민주당 최고위원인 장경태 의원(총 3건)이다. 그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 화동의 볼에 입을 맞추며 답례 인사를 한 것을 두고 ‘성적 학대’라고 말해 윤리특위에 회부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캄보디아 순방길에 심장병 어린이를 위로 방문한 김건희 여사를 향해 “빈곤 포르노 화보촬영”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6.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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