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높시스, 韓 기술인력 10% 확대...“AI·클라우드로 반도체 개발 생태계 강화”

권동준 2023. 7. 2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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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CEO가 20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서울에서 열린 'SNUG 코리아 2023'에서 기조연설했다.

시높시스가 한국 연구개발(R&D)과 기술지원 역량을 대폭 키운다. 올 하반기에만 관련 인력을 10% 확충할 방침이다. 시높시스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자동화(EDA)툴·설계자산(IP)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 첨단 공정 지원을 위해 국내 거점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시높시스코리아는 연말까지 전체 인력 규모를 700여명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인력 채용에 돌입한 시높시스코리아 임직원은 현재 650여명 수준이다.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R&D와 기술 지원 인력 중심으로 시높시스코리아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EDA 툴과 IP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한국 인력을 지속 채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DA 툴은 반도체 개발을 위해 미리 회로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SW)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하고 회로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반도체 개발에서 EDA 툴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3나노미터 공정에서 전체 개발 비용 가운데, 절반이 EDA 툴 등 SW 비용이 차지할만큼 시장 영향력이 막강하다. 시높시스는 EDA 툴 분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한국 인력 확대는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첨단 공정 전환에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회로가 미세화할 수록 EDA 툴 수요가 늘고, 반도체 제조 공정에 IP 등을 최적화(포팅)하는 작업이 복잡해진다. 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 공정에 맞춘 EDA 툴 기능 및 IP 개발과 기술 지원이 필수다. 3나노 공정 양상에 돌입한 삼성전자가 지난달 '파운드리 포럼'에서 시높시스를 포함한 EDA 툴·IP 공급업체와 협력 확대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CEO 인터뷰]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CEO

“인공지능(AI) 기술은 반도체 개발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대안이 될 것입니다.”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CEO가 20일 최근 EDA 툴에 AI가 접목되는 추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를 필두로 3나노 공정 양산이 본격화되고 2나노 진입이 임박했다. 회로 설계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보다 많은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반도체 개발 인력 부족으로 기술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제우스 CEO는 “개발 엔지니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못하는 상황에서 AI를 접목하면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며 “오히려 여유가 생기면 보다 창의적인 부분에 R&D를 투자할 수 있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높시스는 선제적으로 자사 핵심 EDA 툴에 AI 기술을 적용했다. 2021년 삼성전자도 시높시스 AI 기반 EDA 툴로 칩을 개발한 바 있다. 올해 초 기준 시높시스 AI 기반 EDA 툴로 최종 설계를 마친(테이프아웃) 반도체가 100여종이 넘는다. 시높시스는 올해 성능을 대폭 개선한 2세대 AI EDA 툴로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제우스 CEO는 최근 화두가 되는 이종결합 패키징 시장에서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멀티 칩이라고 불리는 이종결합 패키징은 미세화 공정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공정 기술 뿐 만 아니라 설계 단계부터 이종결합 패키징을 염두에 둔 개발 과정이 필요해졌다. 제우스 CEO는 “경쟁사와 견줘 보다 폭넓은 패키징 IP 포트폴리오를 확보했고 반도체 제조사와 협력해 첨단 패키징 IP를 개발 및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가 3~5나노 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IP를 시높시스와 공동 개발·적용하고 있다.

제우스 CEO는 시높시스 연례 컨퍼런스인 'SNUG 코리아 2023' 행사 참여를 위해 4년만에 방한했다. 이후 서울대·서강대·성균관대·연세대·경북대 반도체 관련학과 교수들과 만나 반도체 생태계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시높시스는 대학 반도체 설계 교육 그램 개발 등 한국 반도체 인력 양성에 참여하고 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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