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개혁 기수’ 총리 도전 좌절…태국 정국 혼돈 속으로

2023. 7. 20.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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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태국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 대표의 총리 도전이 좌절되면서 정국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 구성 기회가 제2당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프아타이다응로 넘어간 가운데, 프아타이당이 전진당을 배제하고 새 연정을 추진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품짜이타이당 대표인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은 "전진당이 포함되면 프아타이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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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상하원 총리 2차 투표일이었던 19일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가 헌법재판소의 의원 직무 정지 결정에 따라 의회를 떠나기 전 자신의 신분증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5월 태국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 대표의 총리 도전이 좌절되면서 정국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 구성 기회가 제2당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의 프아타이다응로 넘어간 가운데, 프아타이당이 전진당을 배제하고 새 연정을 추진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태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촌라난 스리카우 프아타이당 대표는 “현재 야권 정당들과 손을 잡고 있으며, 더 많은 정당이 참여할 수 있을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전진당 등 야권 8개 연합은 상하원 총리 선출 2차 투표에 ‘40대 개혁 기수’ 피타 림짜른랏 전진당 대표를 후보로 재지명했으나, 투표 자체가 무산됐다. 군부 진영 의원들이 한차례 거부된 안을 다시 제출할 수 없다며 후보 재지명 불가를 주장하면서다. 앞서 지난 13일 피타 대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획득에 실패한 바 있다.

이후 진행된 피타 후보의 재지명 가능 표결에서 ‘반대’ 표가 우세하게 나왔고, 하원의장은 이번 회기에는 피타 대표가 두 번 총리 후보로 지명될 수 없음을 공식화했다. 피타 대표는 1차 투표 이후 2차 투표에서도 선출되지 못한다면 야권 연합의 제2당인 프아타이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프아타이당은 보수 세력의 협조 없이는 정권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야권 연합이 태국 하원에서 확보한 의석은 총 500석 중 전진당 151석, 프아타이당 141석 등 312석이다. 상원 249명도 총리 선출에 참여하기 때문에 과반을 위해서는 60표가 더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른 진영 정당을 끌어들여야 하지만, 왕실모독죄 개정을 추진하는 전진당의 존재가 장애물이다. 팔랑쁘라차랏당(PPRP), 품짜이타이당 등이 전진당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기 때문이다.

프아타이당 입장에서 총선에서 40석을 얻은 PPRP의 손잡을 경우 상원의 지지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군부 정당은 아니지만 현 연정에 참여한 품짜이타이당은 71석을 가진 제3당이다. 품짜이타이당 대표인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은 “전진당이 포함되면 프아타이당이 주도하는 연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 선출을 위한 상·하원 다음 회의는 오는 27일 소집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로서는 프아타이당이 전진당과의 연합을 깨고 보수 진영과 손잡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프아타이당 소식통은 “PPRP, 품짜이타이당 등의 지지를 얻어 하원 282석을 모았다”면서 “강제로 연정에서 나가게 하지 않더라도 전진당이 남아 있으면 교착 상태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스스로 거취를 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전진당은 총리 배출에 실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야당이 된다.

40대 초반의 젊은 미국 하버드대 출신 엘리트인 피타 대표는 지난 5월 14일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전진당을 이끌며 돌풍의 주역이 됐다. 전진당은 군주제 개혁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젊은 층의 지지를 얻었고, 방콕 33개 지역구 중 32곳을 휩쓸며 승리했다.

이날 피타 대표는 자신의 후보 재지명을 놓고 진행된 토론 도중 그에 대한 의원 직무 정지 결정으로 의회를 떠났다. 앞서 선거관리위원회가 미디어 기업 주식을 보유한 피타 대표의 총선 출마가 위법이라며 헌재에 사건을 회부했고, 헌재가 이날 이를 받아들이고 판결 때까지 그의 의원 직무를 정지시킨 것이다.

피타 대표는 의회를 떠나면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주먹을 들어 보였다. 그는 자신이 의회에서 퇴장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며 “돌아오겠다(I'll be back)”라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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