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재자연화’ 폐기 수순…감사원 “금강·영산강 보 해체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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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가 금강·영산강 보 해체를 결정하면서 "국정과제에 설정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에 얽매여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보 해체의) 경제성 분석을 불합리하게 하고, 특정 시민단체가 추천한 인사 위주로 4대강 평가단의 기획·전문위원회를 불공정하게 구성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2018년 11월~2019년 2월 4대강 조사·평가단이 금강·영산강의 5개 보 가운데 세종보·공주보·죽산보는 해체하고, 백제보·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한 것이 "불합리한 경제성 분석 결과 탓"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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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문재인 정부 당시 환경부가 금강·영산강 보 해체를 결정하면서 “국정과제에 설정된 보 처리방안 마련 시한에 얽매여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보 해체의) 경제성 분석을 불합리하게 하고, 특정 시민단체가 추천한 인사 위주로 4대강 평가단의 기획·전문위원회를 불공정하게 구성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김은경 당시 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지난 1월 검찰에 수사요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환경부는 감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4대강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결국 지난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를 뒤집으려는 표적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감사원은 ‘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 개방 관련 공익감사 청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2018년 11월~2019년 2월 4대강 조사·평가단이 금강·영산강의 5개 보 가운데 세종보·공주보·죽산보는 해체하고, 백제보·승촌보는 상시 개방하기로 결정한 것이 “불합리한 경제성 분석 결과 탓”이라고 밝혔다.
경제성 분석의 핵심은 ‘현재 있는 보를 해체한 이후 수질·수생태계 개선에 따른 편익’이 얼마나 높아지느냐인데, ‘보 해체 이후’는 가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어떤 자료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결과 예측치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보 설치 전’ 자료는 보 해체 후와는 하천 형상 등 유역 조건이 다르고, ‘보 개방 후’ 자료는 모니터링 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모두 타당성과 신뢰성에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대안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그 범위 내에서 경제성 분석을 수행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환경부가 이렇게 서두른 이유를 “당초 국정과제에 정해져 있던 기한(2018년 12월) 내에는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워, 이를 2019년 2월까지 마련하는 것으로 대통령 비서실에 한 업무보고” 때문이라고 봤다.
감사원은 당시 환경부가 4대강 조사·평가단에 전문위원회 등을 구성할 때 특정 단체가 추천한 인사 위주로 위원을 선정했다고도 밝혔다. 이 단체는 181개 시민단체로 꾸려진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다. 감사원은 “43명의 전문위원 중 25명이 이 시민단체가 추천한 인사로 선정됐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은경 전 장관은 4대강 조사·평가단 담당 팀장에게 이 단체의 의견을 받아 전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다며 김 전 장관과 4대강 조사·평가단 단장, 팀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지난 1월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단장에겐 인사자료 통보, 팀장에겐 주의 요구 조처도 내렸다.
이번 감사 결과는 환경부가 ‘4대강 재자연화’ 방침을 되돌리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6월 4대강 보를 상시 개방한 뒤 2019년 2월 두 강의 5개 보 처리방안을 마련해 2021년 1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해체를 확정한 바 있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감사 결과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보 해체 경제성 분석 다시 한 결과, ‘보 상류 500m 이내의 대표 측정 지점’을 기준으로 할 경우 공주보·죽산보 모두 해체의 경제성 없어 유지해야하고, 세종보는 보 해체 여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4대강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 지금까지 모두 5번 감사를 실시했고, 매번 다른 결론을 내렸다. 이번 감사는 문재인 정부 말기인 2021년 3월 4대강국민연합(대표 이재오)이 “금강·영산강 보 개방은 위법부당하다”며 낸 공익감사청구가 받아들여지면서 이뤄졌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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